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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동물 가운데 사람만이 말할 수 있을까? 수수께끼를 푸는 실마리가 발견되었다. 일본 교토 대학교와 리쓰메이칸 대학교의 연구팀이 '사람이 언어를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성대 모양이 단순해졌기 때문이라는 설을 발표했다. 원숭이나 침팬지 등 원숭이류와 사람의 성대 형태를 비교함으로써 알아냈다.
우리는 당연한 것처럼 말을 해서 의사소통을 한다. 하지만 같은 영장류라도 원숭이나 침팬지 등은 울음소리 등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할 뿐 말은 할 수 없다. 목소리를 내는 것은 같지만, 영장류 가운데 사람만 '말한다'는 특유의 능력을 획득한 것이다. 사람과 원숭이 모두 목구멍 안쪽에 있는 '성대'를 진동시켜 목소리를 낸다. 성대는 좌우 한 쌍의 주름이며, 숨이 빠져나올 때 성대가 진동한다. 사람의 경우에는 이 진동에 의해 만들어진 소리가 인두강이나 구강 속을 빠져나오면 변화한다.
혀를 움직이거나 입술을 오므리거나 벌리면 모음의 차이가 생기고, 목구멍이나 비강(코안), 구강(입안)이나 인두강에서 생기는 잡음이나 공기 흐름의 급격한 변화 등이 자음이 된다. 이렇게 해서 생긴 모음과 자음의 조합으로 말을 한다.
한편 원숭이는 목구멍의 위치가 사람보다 높고 인두강이 짧기 때문에 혀를 재빨리 움직일 수 없으므로 말이 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말한다는 능력의 기원에 대한 연구는 혀와 입술의 운동, 뇌 기능 등의 관련성을 밝히는 측면에서 많이 이루어졌다. 한편 성대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오래된 표본에 숨겨진 언어 획득 수수께끼의 실마리
일본 교토대학교 인간행동진화연구센터의 니시무라 다케시 부교수 연구 팀은 50년 이상 보존되어 온 원숭이류 25속 43종의 '목구멍' 표본 컬렉션을 사용해 성대 모양의 특징을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2022년 2월 11일자 과학지(Science)에 실렸다. 연구팀은 표본을 고해상도 CT(컴퓨터 단층 촬영)로 관찰해 해부학적 특징을 조사했다.
그 결과 원숭이의 성대에는 '성대막'이라는 막 모양 구조가 있음을 알아냈다. 이번에 조사한 원숭이류의 성대는 사람과 유전적으로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모두 성대막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은 성대막이 성대 구조가 단순했다.
성대막을 발견한 계기는 CT 사용이었다. CT에는 의료용과 산업용이 있는데, 이번에 사용한 것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부품 등의 비파괴 검사에 사용되는 산업용이다. 산업용 CT는 인체에 사용하는 의료용 CT와 달리 피폭선량 등의 제약이 적은 만큼, 높은 해상도로 선명한 화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최근에는 X선을 잘 흡수하는 요소로 염색함으로써 근육 같은 부드러운 조직도 관찰할 수 있게 되었다. 부드러운 조직은 얇게 자른 단면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CT에 의해 귀중한 표본을 손상시키지 않고 통째로 게다가 상세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표본이 보존되어 있지 않았다면 성대막 발견은 없었을 것이다. 이미징 기술의 발전으로 오래된 표본에서 새로운 것이 보였다.
사람은 안정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파이버스코프를 사용해 원숭이류의 목구멍 움직임을 관찰하자, 목소리를 낼 때는 주로 성대막을 사용하며 성대는 부가적인 역할밖에 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원숭이류가 목소리를 내는 방식의 메커니즘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성대와 성대막의 진동이 상호 작용해 양자에 복잡한 진동이 일어나고 있었다.
나아가 연구팀은 컴퓨터를 이용한 수치 시뮬레이션을 통해 원숭이류와 사람이 목소리를 내는 방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원숭이는 사람보다 약한 힘으로 강한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복잡한 진동으로 인해 음성이 교란되기 쉽고 안정된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아냈다. 한편 사람은 강한 목소리를 내려면 더 많은 힘을 필요로 하지만, 소리의 높이가 안정된 목소리를 오래 낼 수 있음이 밝혀졌다.
언어 획득을 가져온 '하드웨어의 진화'
인류는 목소리를 낼 때 성대만 진동시킨다. 성대가 단순해진 덕분에 인류는 안정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입이나 혀끝으로 목소리를 쉽게 제어할 수 있게 되어 모음이나 자음 등을 구사한 복잡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 연구를 통해 성대라는 기관의 모양 변화가 언어 진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제시되었다. 단 언어를 다루기 위해서는 혀나 성대를 움직이는 근육이나 호흡 운동을 제어하는 뇌와 신경의 진화도 필요하다.
“우리의 연구로 알게 된 것은 말하자면 언어의 하드웨어 부분이다. 언어의 기원이나 진화를 탐구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언어를 다루는 뇌, 즉 소프트웨어의 이해도 빼놓을 수 없다. 뇌가 어떻게 음성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는지 종합적으로 언어의 진화를 밝혀내고 싶다.”고 니시무라 부교수는 덧붙였다.
palms@ coconutpalms.info
출처: 뉴턴 2022-10
출처: 뉴턴 20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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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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