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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이 일어난 뒤 그 일을 사전에 예측 했는 것처럼 말하곤 하는데, 이러한 착각을 '사후 확신 편향'이라 말한다. 예를 들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 팀은 강호 포르투갈 대표 팀을 누르고 16강에 올랐는데, 많은 사람들이 예측하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주위에 '난 처음부터 한국이 해낼 줄 알았어'라고 말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사후 확신 편향>에 빠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
 
 

뒤늦게 기억을 수정한다

사후 확신 편향을 검증한 유명한 연구 사례가 있다. 1972년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 마오쩌둥 주석과 회담을 한 것이 큰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당시 동서 냉전을 배경으로 미국과 중국은 대립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다.
 
심리학자 바루크 피쇼프(Baruch Fischhoff)는 닉슨 대통령이 방중하기 전 이스라엘의 히브리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닉슨 대통령은 적어도 1회는 마오쩌둥 주석과 만난다', '닉슨 대통령은 중국 방문이 성공했다고 발언한다' 등 닉슨 대통령의 외교에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15가지를 열거하고 각각에 대해 일어날 확률을 예측하도록 했다.
 
닉슨 대통령의 중국 방문 후 피쇼프는 다시 같은 학생들을 모아, '지난번 15가지의 확률을 어떻게 예측했는가?'를 기억해 적도록 했다. 그 결과, 조사에 참가한 학생의 60% 이상이 실제로 일어난 일의 확률은 사전 예측보다 높고, 일어나지 않은 일의 확률은 사전 예측보다 낮게 답했다. 즉 학생들은 결과(사실)에 맞춰 사전에 예측한 확률의 기억을 '뒤늦게‘ 수정한 것이다.
 
사후 확신 편향이 작용하는 원인 중 하나는 이전에 생각한 것을 기억해 내려고 할 때 현재의 지식이나 정보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닉슨 대통령의 실험으로 말하면, 중국 방문 전의 일을 방문 후에 생각할 때, 방문 후에 얻은 지식(회담의 성공 등)을 완전히 떼어내고 생각할 수는 없다. 그래서 생각해낸 내용이 현재의 지식에 이끌려 결과적으로 '뒤늦게 수정' 되는 것이다.
 
사실에 맞춰 예측을 이리저리 바꾸면 주위 사람의 신뢰를 잃는 건 자명한 사실이다. 또 사물을 예측하려면 근거가 필요하다.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라고 생각할 때는 그렇게 생각하는 근거를 명확하게 답할 수 있어야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출처: 뉴턴 20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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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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