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살다 보면 화나고 속상한 일들이 참 많다. 삶 자체가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임은 다들 알고 있겠지만, 때때로 예상치 않게 원하지 않는 일이 일어나거나 여러 가지 일들이 얽히고 설켜 어디서부터 풀어나가야 할지 모르는 순간들이 오면 내 마음을 진정시키기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이런 순간에 찾아오는 불편한 감정들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감정들을 잘 다스리지 못하게 되면 자신뿐만 아니라 타인에게까지 좋지 않은 행동으로 이어지는 게 보통이다. 감정조절의 어려움이 반복되고 화와 분노감을 주체하지 못해 공격적이거나 폭발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러한 행동 장애를 '분노 조절 장애'라고 부른다.

 

 
최근 뉴스에서도 순간적인 화를 억누르지 못해서 생기는 우발적인 사건·사고들을 종종 접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 분노 조절의 어려움이 관련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다. 때로는 자신뿐만 아니라 주위 여러 사람의 삶에도 피해를 주어서 안타까움을 주기도 한다. 그렇다면 분노라는 감정에 대해서 좀 더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살펴보도록 하자.
 
첫째, 화가 찾아지고 분노감이 든다면, 혹시 과도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지 않은지 검토해 봐야 할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면 감정을 조절하는 힘이 약해진다. 평소에 사소한 일에도 쉽게 예민해지고, 쉽게 지치거나 피고해진다면 외부적인 요인에 의한 스트레스에 대해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하던 일들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내면을 살펴보며 휴식이 필요한 경우가 아닌지 관찰하는 것이다.
 
둘째, 화나는 감정이 가득해지고, 분노조절이 힘든 순간이 찾아오면 일단 그 상황에서 벗어나 한숨 돌릴 시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압력밥솥에 압력이 빠져나가지 못하면 결국에는 밥솥이 터질 수밖에 없다. 지금 심한 분노감이나 화에 휩싸여있는 경우라면 긴장감이 가득해지고, 자극에 매우 취약한 상태가 된다. 때문에 우선은 일단 그 상황을 벗어나야 한다. 내적인 긴장감이 가득한 상황에서는 천천히 한숨 돌릴 여유를 가지기가 힘이 들기 때문에, 잠시 화가 나는 현장을 벗어나서 잠시 감정을 살피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위와 같은 방법들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불편한 감정들이 수시로 찾아오거나 분노 조절이 되기 않는 경우에는 과거의 상처들이 현재 감정에 영향을 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은 다양한 고통과 상처들을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전쟁과 같은 폭력행위부터 지진, 태풍, 홍수 등과 같은 자연재해, 눈으로 잘 확인하기 어려운 언어적 폭력과 같은 정서적인 학대나 괴롭힘, 살아가면서 누구나 겪는 이별, 사별, 부모님의 죽음 등 너무나도 다양한 상처들과 고통을 경험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이런 상처들은 자신도 모르게 타인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 자신도 의식하지 못한 채 특정 상황, 특정 사람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고, 상처와 관련된 사소한 자극에도 쉽게 화가 나고 마음이 불편해질 수 있다. 개개인이 가진 경험의 종류뿐만이 아니고, 경험의 크고 작은 강도도 모두 달라서 반응의 크기도 모두가 다를 수 있다. 
 
어떤 상황에 대한 현재의 반응이 모두 과거의 경험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과거의 경험이 현재에 영향을 주는 것은 분명하다. 이미 아픈 마음이 있는 부분은 스치기만 해도 아플 수 있다. 
 
화가 나는 상황이 각각의 개인에게는 사소한 상황이 아닌 과거의 상처가 자극되는 순간일 것이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화가 나는 상황이 있다면 내면의 관찰이 필요하다. 그리고 불편한 감정을 바로 행동으로 옮기지 않도록 잠시 감정이 머무를 수 있게 자신에게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이런 훈련은 바로 고쳐지는 게 아니라 반복적으로 의식하고 관철하려는 노력을 해야만 교정이 가능하다.
 

불편한 감정을 진정시키는 것은 속상한 아이를 달래는 것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친구들과 다툼이 있어 괴로운 아이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별다른 이야기도 하지 않았는데, 아이가 씩씩대며 방문을 세게 닫으며 방으로 들어간다. 그때 어떻게 하면 아이가 안정될 수 있을까?
 
잠시 시간을 두고 아이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안정이 되면 그렇게 속이 상했는지 물어보고 속마음을 들어주는 것이다. 여기서 강제적이거나 두려움, 공격적인 언어가 아니라 부드럽게 말을 걸어 주는 것이 좋다. 여기서 속마음을 바로 말하지 않는다고 해서 참지 못하고 다그치거나 쏘아붙이는 식의 행동은 오히려 독이 된다. 이런 식으로 재촉 하는 것은 아이의 마음을 더욱 닫아 버릴 것이다.
 
우리 안에 있는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무의식이든 어떻든 상처들이 자극을 받아서 불편감을 느끼면, 빨리 무언가를 해서 털어버리려고 한다. 예를 들면 화를 내거나 물건을 부수는 등의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자신을 자책하며 빨리 이런 감정들을 떨쳐내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상처의 골은 깊어만 간다.
 
잠시 불편한 감정을 수용하는 자세로 자신의 아픈 마음을 거부할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속상한 일이 있을 때 때로는 옆에서 아무 말 없이 있어주는 것만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감정도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시간이 있어야 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고 상처가 주는 영향이 줄어들고 나면 내 안의 상처를 들여다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생기게 된다.
 
과거 경험들의 영향과 상처받은 자신 마음의 이유에 대해서 이해하기 시작하면 스스로 상처를 치유해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내면에 일어나는 불편한 감정을 느끼고, 또한 이런 감정도 자연스런 감정임을 받아들이면 조금씩 치유가 될 것이다.
 
감정들과 상처받은 마음에 직면하고 치유해 가는 과정은 분명 쉽지 않다. 자신의 치부가 남에게 들킬까 두려운 마음이 앞서는 것도 이해가 되나 분명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불편한 감정을 거부할게 아니라 받아들이려는 노력이야 말로 치유의 과정이라 하겠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뉴턴 2022-05
반응형

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