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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죽으면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아니 영혼이 정말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만약, 영혼이 있다면 죽음을 맞이했을 때 영혼이 빠져나간 후 무게를 재면 영혼의 무게를 알 수 있지 않을까?

 

미국 매세추세츠 주 헤이브릴의 의사 던컨 맥두걸(Duncan MacDougall)이 1907년에 출판한 학술 연구에서 영혼에 무게가 있다는 가설을 세웠으며 영혼이 몸을 떠났을 때 인간에게서 잃는 질량을 측정한 결과 줄어든 무게는 21그램이었다.

 

이 실험은 뉴욕타임즈에도 크게 보도되었고, 단시간에 유명스타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에게 영혼이 있다는 것을 증명되는 듯 보였으나 다른 과학자들이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인정하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뭐냐면 그중에 한 명만 21g이 줄고 다른 환자의 경우에는 더 많이 줄거나 줄었다가 다시 늘어나는 등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하는 결론에 맞지 않는 결과는 폐기해 버렸다. 영혼이 빠져 나갔다고 생각한 하나의 실험만을 연구결과에 보고했기 때문에 이건 제대로 된 과학적 실험으로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15마리의 살아있는 개를 독약으로 죽인 다음에 무게를 측정하려고 시도하였으나 죽는 순간의 무게엔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오직 인간만 죽은 직후 체중 21g이  빠졌다며 틀림없는 영혼의 무게라고 주장하였다.

 

21g이라는 무게가 줄어든 건 사람이 죽으면 폐에서 혈액을 식혀주지 않아 체온 상승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땀을 통해 수분이 배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개의 무게가 줄지 않은 것도 죽은 뒤에 땀을 통해 수분이 배출되어야 하지만 땀샘이 없는 개에겐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땀샘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죽으면 허파가 쪼그라들면서 공기가 몸 밖으로 빠져나가기도 하고, 또 항문과 땀구멍 등 우리 몸의 여러 구멍들이 열리면서 땀을 비롯한 수분과 여러 가지 분비물도 동시에 몸 밖으로 배출될 가능성이 있다.

 

가설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지 않던 맥두걸이 "혈액순환은 죽는 순간 멈추는 것이지 체온 상승으로 피부가 따뜻해지지는 않을 것"이라 주장하지만 여기에도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임사체험(Near-Death experience: 사람이 죽음에 이르렀다가 다시 살아난 체험)에 관련한 연구를 보면 실험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 일단 쥐들이 죽음을 맞이한 순간 뇌파 패턴의 변화를 살펴본 결과 심장이 뛰기를 멈추고 나서도 대략 30초 정도는 뇌가 계속 활동을 보였다고 한다.

 

그중에서 1단계로는 3초 정도는 계속 피가 공급되었고 계속해서 뇌파의 패턴이 살아 있었다. 다음 2단계에서는 약 5초가량 알파파와 세타파의 영역이라고 불리는 뇌파 신호 변화가 있었다. 마지막 죽기 직전의 뇌가 정지할 때까지 아주 강렬한 감마파 패턴이 보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연구진들이 주목했던 거는 심장도 뛰기를 멈추고 더 이상 피도 돌지 않는데, 뇌파 패턴은 살아있었고 무엇보다도 굉장히 활발하게 뇌 전체에서 감마파 패턴을 보였다는 점을 들어 죽기 직전에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환각이나 빛의 터널이라든지 등의 임사체험의 메커니즘이 아닐까하고 설명한다.

 

2017년 버지니아 대학교의 또 다른 연구에서는 죽기 직전의 임사체험을 경험한 다시 살아난 122명을 대상으로 죽기 직전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흥미롭게도 빛의 체험이나 환각, 아니면 기억이 돌아온다거나 종교적 경험을 했던 사람들의 경우에는 다른 어떤 기억보다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니까 죽기직전에는 뇌가 활발해지면서 깨어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정리하면 심장이 뛰기를 멈추고도 우리 뇌는 25초 내지 30초 동안은 뇌 활동을 유지했고 강렬한 기억이 가능할 정도로 인지적 활성화가 되므로 모든 기관이 즉시 멈추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볼 때 질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장동선의 궁금한 뇌, 위키백과, 브런치, 매일경제, SPUTN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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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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