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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피부나 입 속은 뜨거움이나 차가움, 또는 뭔가에 닿는 촉감 등을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만약 이런 피부 감각이 없다면 우리는 살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피부 감각은 매우 익숙하지만,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어떻게 감지하는지 그 메커니즘은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었 다. 신경 세포가 뇌로 신호를 전달하는 것은 알려졌지만, 그 최초 단계인 센서의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았던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의 데이비드 줄리어스 박사는 온도와 아픔의 센서를, 스크립스 연구소의 교수 아뎀 파타푸티안 박사는 촉각의 센서를 발견했다. 이 업적으로 2021년 노벨상을 받았다.
 
 

열과 아픔에 반응하는 이온 채널을 발견

 

 
피부 감각의 센서 역할 가운데 일부는 신경 세포의 말단 부분에 해당하는 ‘자유 신경 종말'이 맡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종류의 ‘이온 채널’이 존재한다. 이온 채널이란 전기를 띤 '이온'의 통로이다. 이온채널은 세포막을 가로질러 배치된 단백질로, 여러 상황에 따라 여닫히며 이온을 통과시키거나 막는다.
 
줄리어스 박사의 연구 그룹은 1997년 고추의 '캡사이신'이라는 성분과 접하면 아픔을 느끼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피부나 입에 있는 자유 신경 종말에서 아픔의 자극에 반응하는 이온 채널을 특정하는데 성공했다. 이 이온 채널은 'TRP V1'으로 명명되었다. 나아가 줄리어스 박사 연구팀은 TRP V10이 고온에 반응하는 것도 발견했다.
 
TRP V10이 아픔이나 열, 산 등의 자극을 받으면 채널이 열려 이온이 자유 신경 종말로 흘러 들어오며, 그로 인해 전기 신호가 발생해 뇌로 전달된다. TRP V1은 아픔이나 온도의 수용체이며, 그들의 센서로 작용하는 것이다.
 
그 후 줄리어스 박사와 파타푸티안 박사는 각각 따로 차가움에 반응하는 이온 채널 'TRP M8'을 발견했다. 이 발견들을 계기로 유사한 이온 채널이 속속 발견되었으며, 각각의 이온 채널이 특정 온도 영역에 반응함으로써 여러 온도를 감지할 수 있음이 점차 밝혀졌다.
 
 

압력을 받으면 반응하는 이온 채널

아픔이나 온도의 수용체가 하나둘 발견 되었지만, 피부에 닿은 물리적인 자극(압력)이 어떻게 감지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파타푸티안 박사의 연구 그룹은 피부를 가느다란 바늘로 찔렀을 때 반응하는 '메르켈(Merkel) 세포'에 주목했다. 메르켈 세포는 피부의 표피와 진피의 경계 부근에 있다. 파타푸티안 박사 팀은 메르켈 세포가 압력에 반응하기 위해 필요한 유전자를 특정하는 데 성공하고, 이것을 힌트로 '피에조(Piezo) 1'과 '피에조 2'라는 이온 채널을 발견했다.
 
연구를 더 진행한 결과, 압력을 받으면 피에조 1과 피에조 2 채널이 열려 메르켈 세포 안으로 이온이 흘러 들어가는 것이 밝혀졌다. 이온이 흘러 들어간 메르켈 세포는 신경 전달 물질을 방출한다. 이것을 받은 신경 세포는 전기 신호를 내어 뇌로 신호를 전달한다. 
 
피에조 1과 피에조 2는 압력 수용체로서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후 다른 연구자의 연구로 피에조 1과 피에조 2가 혈압이나 호흡의 제어에도 관계 하고 있음이 알려졌다.
 
 

피부감각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빠르게 진척되었다

줄리어스 박사와 파타푸티안 박사의 발견은 누구에게나 친근한 존재이면서 자세히는 알려지지 않았던 피부 감각의 메커니즘을 이온과 단백질, 유전자와 같은 물질의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의 발견으로 피부 감각의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빠르게 진척된 것이다.
 
이 성과는 만성적인 통증을 초래하는 질환의 치료 등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글/그림: 뉴턴 202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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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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