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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형은 괴짜'라는 말이나 ‘나만 이런 일이 생겨’라거나 '꼭 행사할 때만 비가 온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는 사람을 가리켜 흔히 '비를 몰고 다니는 사람'이라 하지만, 사실 날씨와 사람의 행동 사이에는 아무 관계도 없다.
 
 
이처럼 실제로는 관계가 없는 사건끼리 상관이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을 '착각적 상관(illusory correlation)'이라 한다.
 
착각적 상관은 혈액형과 성격의 관계에서도 보인다. 예를 들어 A형, B형, O형, AB형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물으면, A형이나 O형에 대해서는 '성실'이나 '대범', '소심' 같은 이미지를 듣기 쉽고, B형이나 AB형에 대해서는 '자기중심적'이나 '괴짜' 같은 이미지가 거론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혈액형과 성격이 관계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또 착각적 상관에서는 일반적으로 소수파인 사람에 대해 좋지 못한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온 여행자가 음식점 안에서 휴대폰으로 큰 소리로 통화를 하고 있었다고 해보자. '해외에서 온 여행자'는 드물기 때문에 눈에 띈다.
 
나아가 음식점 안에서 통화를 하는 사람도 소수이므로 눈에 띈다. 눈에 띄는 것이 겹치면 인상에 남기 쉽기 때문에 '해외 여행자'의 매너가 나쁘다는 인식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나쁜 짓을 저지르는 사람은 다수파? 소수파?

미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해밀턴과 로버트 기퍼드는 1976년 소수파에 대한 착각적 상관을 검증하는 실험을 했다.
 
먼저 좋은 행동 또는 좋지 못한 행동을 한 가상 인물에 대해 기술한 글을 슬라이드로 참가자에게 보여 준다.
 
가상 인물은 그룹A 또는 그룹B의 인물로 소개된다. 글은 모두 39명분이었으며, 그 가운데 26명은 그룹A, 13명은 그룹B이다. 즉 그룹B는 소수파이다.
 
단 각 그룹에서 좋은 행동을 한 인물과 좋지 못한 행동을 한 인물의 비율은 양쪽 모두 9:4로 같았다. 그리고 모든 글을 들려 준 뒤 다시 각각의 인물이 어느 그룹에 속했는지를 생각해 내게 했다.
 
그 결과 실제 그룹에 속한 사람 수 이상으로 좋지 못한 행동을 한 인물을 그룹B의 인물이라고 생각해 냈다.
 
이처럼 소수파인 인물이 상대적으로 드문 행동을 하면 그것이 기억에 남기 쉬워진다. 또 좋지 못한 행동 자체는 현실 사회에서도 상대적으로 드물다. 그렇기 때문에 원래는 관련이 없는 소수파에 속하는 것'과 '좋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 사이에 관련이 있는 듯한 착각이 생겨 소수파의 이미지가 나빠 보이는 것이다.
 
원주민이나 소수 민족, LGBTQ(성적 소수자) 문제 등 소수파 사람들은 차별과 편견에 노출되기 쉬운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차별과 편견에 가담하지 않기 위해서도 자신이 착각적 상관에 빠져 있지 않은지 의심해 보는 것이 좋겠다.



출처: 뉴턴 202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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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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