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노화

교육 2022. 1. 3.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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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고집이 세지고, 노년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를 주위에서 적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당연하게도 사회의 단절이 원인일 수 있겠다. 마음은 사람의 눈으로 직접 볼 수 있으면 좋겠지만 확인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미국 배우 로빈 윌리엄스는 자택에서 스스로 목을 매 숨졌다. 로빈 윌리엄스의 부인 수잔 슈나이더는 남편이 파킨슨병 초기 단계에서 우울증을 겪었다고 말했고, 그리고 부검의의 소견서를 통해 남편이 ‘루이소체 치매’라는 퇴행성 뇌질환을 앓았음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주변은 그가 우울증을 겪고 있음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어떤 때에 갑자기 늙거나 노년기 우울증에 걸리는 것일까? 그럼, 사람의 마음이 나이가 들면서 어떻게 변하는 것일까?
 
 

자존감, 그리고 무력감

나이가 들면 고집이 센 것과 융통성이 없다는 것 외에 남의 일에 너무 나선다는 말이 있다. 노인의 마음 상태에 대해 노인 심리학을 연구하고 있는 일본 오사카 대학 대학원의 인간과학연구과의 사토 신이치 교수는 이렇게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고령자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일에 주목하기 쉽고, 전향적인 기분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의 마음이 가지고 있는 일종의 자기 방어 기능이다.”
 
대부분은 나이가 들면 몸이 쇠약해져 집중력, 판단력, 운동 기능 저하 등 다양하게 쇠퇴로 찾아온다. 또 퇴직으로 사회의 단절, 배우자와 사별, 또는 자녀의 출가 등 무언가를 잃는 일이 많다.
 
그래서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 자신에게 가치가 있다는 기분을 갖게 해주므로 긍정적인 기분을 갖게 해준다. 하지만 무인 판매기에서 기계를 제대로 조작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면 무력감이 밀려와 프라이드를 지키는 자기 방어 기능이 작동하여 감정을 조절하지 못해 화를 낼 수도 있다.
 
 

자기효력감

젊었을 때의 우정이나 연애 등 기분을 뒤흔드는 사건이 많지만 좋은 기분, 신선한 감정은 나이가 들면서 잊혀져 버린다. 많은 사람은 20대를 정점으로 10대 후반에서 30대 전반까지의 사건을 잘 떠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 고령자는 아직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 예가 운전이다. 여기에는 유능감(=어떤 일을 남들보다 잘하는 능력이 있다는 느낌) 외에 ‘자기효력감(self efficacy)’이 작용한다. ‘자기효력감’이란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필요한 행동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인지하는 것이다.
 
컴퓨터나 스마트폰과 같은 새로운 장치가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에게 이전부터 익숙하게 해온 자동차 운전은 자기효력감을 얻을 수 있는 몇 되지 않는다. 
 
자기효력감은 고령자가 긍정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의미 있는 기분을 들게 해주기 때문에 그것을 그만두고 싶지 않아 집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러한 현상을 주위에서는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다거나 고집이 세다거나 아니면 아직 할 수 있다고 우긴다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
 
한편 무언가를 잃는 일에 대한 반응은 더 이상 어쩔 도리가 없다거나 또는 무엇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식의 부정적인 반응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런 무력감은 이른바 노년기 우울증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일반적인 우울증과는 다르게 기분이 저조하기보다 두통이나 어지럼 등 신체적인 증상을 느끼는 경우가 많으며 기억력이나 집중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흔히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생각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노화가 원인이 되어 무언가를 실수하기보다 누군가에게 지적당함으로써 자신감을 잃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자존감 상실은 곧 우울증이나 치매로 연결될 수도 있겠다. 
 
그래서 아직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곧 아직 젊다고 생각하게 만들므로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어느 영국 가족의 실제 사례를 보자. 아들은 노모에게 설거지를 해줄 것을 요청하고 뒤이어 그릇을 다시 씻기를 반복했다. 노모는 아들이 다시 씻는 것을 알지 못했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것, 그러니까 노모가 아직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듦으로써 자존감을 높여준 대신에, 아들은 덜 씻긴 그릇을 다시 세척하였던 것이다.
 
 

주관 나이

실제 나이와는 별도로 자신은 몇 살 정도라고 생각하는 감각을 ‘주관 나이‘라 한다. 이것을 이용하면 고령자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8~94세의 약 1,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고령이 될수록 실제 나이보다 자신을 젊다고 느끼는 정도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나이와의 차이는 40대에서 4~5세, 60~70대에는 6~7세 정도 차이가 났다. 다만 80대 이상은 몸 상태에 따라 느끼는 방식이 바뀌어, 정신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는 ‘나는 더 이상 젊지 않다’는 답한 예도 있었다. 참고로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주관나이가 훨씬 젊다는 결과가 나왔다. 70대 여성은 실제 나이보다 평균적으로 28세 정도 차이가 났다.
 
본인은 항상 젊다고 생각하지만 주변은 실제 나이를 보고 있으므로 자기 자신을 본 나이와 주변에서 본 나이 차는 적지 않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람의 성격 자체는 나이가 들어도 별로 변하지 않는다. 원래 성격이 급한 사람은 나이가 들어도 화를 잘 낸다고 한다. 그러니까 나이가 들면서 사람의 마음 그 자체가 변한다기보다 나이에 따른 심신의 쇠퇴와 주변 환경으로 인해 행동이 변하고, 그 결과가 주변 사람에게는 성격이 변한 것처럼 보이게 된다.
 
 

결론

나이가 들어 사회의 단절이 오래 지속되면 무기력해지기 쉬운데,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없으면 부정적인 기분이 심해져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거나 역으로 소외감에서 오는 분노가 폭주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편, 작은 일이라도 주위에 공헌할 수 있다면 ‘나도 아직은 쓸모가 있어’라는 주위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음을 느끼게 되므로 젊었을 때의 좋은 기분을 느끼면서 자존감도 충만하게 된다. 다만, 지나치면 너무 나선다는 인식을 줄 수 있으므로 적당히 캐치해줄 필요는 있다.
 
고령자가 수동적이라면 집에 틀어박히는 사회적 고립이 될 수 있으니 주위에 공헌할 수 있는 일을 찾아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찾아가는 복지서비스’가 좋은 예일 것이다.
 
앞으로는 많은 사람이 오랜 기간을 고령자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혹시 가족이나 주위에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는 고령자가 있다면 작은 관심도 크게 느끼게 해줄 것이다. 예를 들어 함께 있기만 해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고령자는 할 수 있는 일이 몇 되지 않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있는 단순한 일을 공유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이를테면 뜨개질이나 조각 맞추기, 아니면 단순한 채조 등이 괜찮을 것 같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뉴턴 2021.02, 위키백과, 스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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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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