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기제 : 병들어 가는 사회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경험과 기억을 바탕으로 문제의 근본을 제거하려고 노력하지만 간혹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거나 임시적이나 한 때의 문제를 일시적으로 덮어 안정을 꾀하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여 자신을 보호하려는 자기 방어 행동을 하게 된다.

자기 방어는 드러낼 수 없는 욕구나 불안, 죄책감, 갈등, 고민 등 자신에 대한 여러 위협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무의식적 마음의 반응이다.

가장 많이 일어나는 문제 중 하나가 고통스런 감정이나 위협적인 사건이 일어났을 때 이것을 부인해 버리게 된다.

예컨대, 자신이 불치병에 걸려 죽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초조한 모습을 보이다가 한순간에 아무 일이 없었다는 듯 일상생활을 하는 등 이상 행동을 하거나 불치병이라는 의사의 소견을 거부하기도 한다.

기억 상실증은 드라마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시크릿 가든’이라는 드라마에서 자신(주원)을 대신해 엘리베이터 안에서 희생된 소방관을 기억에서 지워버리기 위해 스스로 기억상실증에 걸리기도 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죄의식의 감정과 정반대되는 감정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미혼모가 애를 가졌을 때 그 애에 대해서 지나치게 사랑해주거나 귀여워하는 행동을 보인다.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경쟁자를 지나치게 칭찬하는 사람은 실은 상대방의 성공에 대한 적개심을 숨기기 위한 과장된 행동일수 있다. 본심과 다르게 과장된 행동을 하면서 까지 자신의 적개심을 숨기려는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자신의 실수나 잘못된 행동에 대해 그럴 수밖에 없었던 변명꺼리를 만들어 합리화하거나 정당화시키고, 부끄럽다고 느껴지는 자신의 행동과 생각을 다른 사람이나 대상에게 귀인 시키려는 행동도 보인다.

예를 들어 '일이 잘못된 건 다 너 때문이야'라고, 책임을 전가시키는가 하면 자신이 화가 났음에도, 상대방이 자기에게 화를 내고 있다고 그릇된 생각을 하는 것처럼 만족되지 않은 욕구를 다른 대상으로 부터 얻으려 하는 행동이 자신을 직접적으로 방어할 수 없는 상황의 전위 행동으로 이어진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사람이 지나치게 애완견을 좋아하거나 승진 때문에 상사에게 굽실거리거나 아부를 하지만 집에서는 부인에게 큰소리치는 경우가 그것이다.

자신의 용납할 수 없는 욕망이나 충동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씌우는 자기기만 투사 방어기제도 있다.

투사의 경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이용해 상대를 공격한다든지 곤란을 당하면 유리하게 변명하거나 피해자인척 하는 등 다양한 방어기제를 보여준다. 이 경우 정신이 나약하거나 의지가 부족한 사람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문제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만 나타나는 행동은 아니다. 정상인들도 흔히 이 방법을 사용하게 되기에 심각한 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오히려 보상성 행동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 때문에 권투선수가 되는가 하면 공격심이 강한 사람이 위험한 스포츠에 참가하여 나약한 자신을 극복시키는 반응이다.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남성이 모델이 되거나 생전 부모에게 못 다한 효도를 자원봉사로 해소하는 경우, 아니면 뚱뚱한 여성이 아주 여성적인 목소리를 낸다든지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또 부모의 못 다한 공부를 자식들의 공부 뒷바라지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성의 욕구를 부정하기 위해 요조숙녀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우리들 대부분은 무의식 적으로 어느 정도의 자아방어기제를 사용하지만 개인이 사용하는 방어는 개인의 발달수준과 불안의 정도에 따라 차이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방어기제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은 현실에 있어서 괴로운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훨씬 더 빈번히 사용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과거를 늘 되돌아보며 의식하고 또 자신이 처해 있는 현실을 바라보는데 있어 왜곡된 점이 없는지, 자아에 있어 자신을 속이는 부분은 없는지 냉철하게 판단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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