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영화 산업에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 영화를 제작할 때 자본이 들어간 만큼 큰 이익을 생각하기 마련이지만 실패하면 큰 손실이 따르는 게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적은 자본이 들어간 영화가 성공할 확률이 더 높다. 그 이유는 자금이 넉넉하지 못하면 부족한 만큼 두뇌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야하기 때문이다.
연예인 백종원은 절박함이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절박함은 어떤 것이든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야하고, 무엇이든 해야지만 절박함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마블의 아버지라 불리는 만화 작가 스탠리는 과거 가난했던 시절 월세를 내기위해 끊임없이 만화를 그려야만 했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만화 캐릭터가 지금의 마블이 되었다.
작가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가 마감일이 코앞에 왔을 때 비로소 허겁지겁 일에 몰입하게 되는데,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상상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절박감이라 부를 수 있다. 이 절박함은 잠자고 있던 두뇌를 깨우게 하고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한다.
문제 인식
창의력하면 세종대왕을 빼놓을 수 없다. 세종은 태종의 세 아들 중 학문과 성품이 가장 뛰어난 인물로 준비된 왕이라 부른다. 풍부한 지식과 올바른 인성을 두루 갖춘 세종은 왕위에 오르자 세종 2년에 집현전을 설치하였다. 집현전은 학문을 연구하는 기관으로 많은 학자를 배출하였고, 교양을 쌓게 하여 올바른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후에 정치기관으로 역할도 하였다.
그런데, 세종 시대에 유독 창의적인 인재가 많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세종의 하루일과를 살펴보면 다른 왕에서 볼 수 없는 특이점을 찾을 수 있다.
그는 새벽 5시에 일어나 9시에서 11시까지 윤대를 하며 소통을 하였는데, 윤대의 대상은 고위관료들이 아니라 그 이하의 신하들이다. 그리고 밤 10시에서 12시까지는 백성과 소통을 하였다. 관료들에게서 전해 듣는 것보다 백성에게서 직접 듣는 사연이야말로 가장 정확한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탄생하게 된 게 훈민정음이다.
백성들은 한자를 배울 기회가 없고, 글을 배우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관리들부터 농간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여 창제한 것이다.
오후 12시에는 세종이 직접 주제를 발췌해서 토론을 하였는데, 가뭄 피해, 과거제도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회의를 논하였다고 한다. 오후 1시에는 독서의 시간을 갖고, 오후 3시에는 상소를 검토하였다. 세종은 이렇게 다양한 관료들과 폭넓게 소통을 함으로서 잠재되어있는 문제나 해결책을 찾으려 노력해왔다.
세종 즉위 후 나라는 수 년 동안 가뭄에 시달리고 있을 때였다. 백성들의 고충을 잘 알기에 농사직설을 편찬하였는데, 내용을 살펴보면 곡식류에 한정되어 있지만 기술이 간단하여 국내 농서에 자주 인용되었고, 일본에까지 건너갔다.
각지의 익숙한 농사꾼들의 경험들을 자세히 물어 수집하고 한데 모아 편찬한 책이 농사직설이다. 땅에 따라 농사의 방법도 달라지는데, 종래에는 중국의 농서에 의존한터라 국내의 땅과는 잘 맞지 않았었다. 다른 왕 같았으면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그쳤을 테지만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문제를 백성으로부터 직접 전해 들음으로써 문제를 인식하였다.
그 결과 고려 말과 비교하여 토지는 2.4배, 곡식 생산은 4배나 증가하였다.
여기서 가장 눈여겨보아야할 부분은 평소에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이 많아야 한다는 거다. 유대인은 여행을 할 때 될 수 있으면 멀리 나아가 많은 것들을 보도록 권한다. 나중에 여행하면서 느꼈던 것들이 아이디어를 통해 결과물로 나오기 때문이다.
한 예로 UCLA 기계공학과 교수 대니스 홍의 안드로이드 로봇 “찰리”의 이중관절은 자연사 박물관에 전시돼있던 사슴 화석의 무릎 구조를 본떠 만들었고, 다리 세 개로 움직이는 “스트라이더”는 학창시절 공원에서 세 갈래로 딸의 머리를 땋아주던 엄마의 모습을 관찰하여 노트에 스케치한 적이 있었는데, 거기서 영감을 얻어 탄생하였다고 한다.
작가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으면 하루 종일 빈둥거리다가 마감일이 코앞에 왔을 때 비로소 허겁지겁 일에 몰입하게 되는데,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상상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절박감이라 부를 수 있다. 이 절박함은 잠자고 있던 두뇌를 깨우게 한다.
즐거운 일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의 직업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단지 돈을 벌기위해 일을 하는 것 일뿐 목표가 있어서 그 자리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목표 없이 헤매다가 일자리가 생기니까 현재 그 자리에 머물러있는 것이라서 귀찮은 “일”을 어쩔 수 없이 하고 있다. 여기에는 즐거움이 없다.
2018년 12월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Munnich 연설은 정말 놀랍다. 그는 성공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미스터 유니버스 대회에 우승하기 위해 하루 5시간을 운동에 전념했고, 1주일에 4번 연기수업을 받았다, 그리고 돈을 벌기위해 공사장에 일을 해야만 했는데, 이 모든 걸 해낼 수 있었던 건 목표가 뚜렷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하루에 5~6시간씩 미친 듯이 운동을 하면서도 얼굴에는 늘 미소가 가득했던 이유이다. 그에게 매 목표를 이룰 때마다 그리고 그것을 쫒는 것이야말로 인생의 즐거움이었다고 말한다.
우리의 창조성은 “일”이 즐거울 때 빛을 발한다. 건축가 안도 다다오에게 창의력에 대해 물었더니 “만들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답이 돌아왔다. 마음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 과정 속에서 재미를 찾는 듯하다.
‘타이거 맘’ 열풍을 일으킨 예일대 법학대학원 교수 에이미 추아는 “창의성을 꽃피우려면 자유시간이 많아야 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자유는 자유로운 사고를 갖게 하고, 즐거움을 가져다준다. 즐겁지 않은 일에는 창의력이 꽃피우기 어렵다는 뜻이다.
많은 관리자는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하위 작업자들이 매번 허락을 받도록 하면 오히려 자유로운 사고를 억압하게 된다는 점이다.
제품 상하차 업무를 하는 두 그룹의 작업 팀이 있다. 한 팀은 관리자가 매번 지시를 내리고, 하나하나 관여하며 작업자들을 통제한다. 또 다른 한 팀은 몇 가지 규칙을 정하고 이 규칙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작업하도록 허락해주었다.
예를 들어 제품을 던지지 말 것, 제품을 소중히 다룰 것, 그리고 지게차 뒤로 가지 말 것 등 몇 가지 규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해주었더니 작업자들은 이왕 할 거면 일을 효율적으로 하자는 생각으로 휴식 시간이나 일의 방법을 관리자가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
관리자의 지시에만 의존하는 팀은 어떻게 되었을까? 관리자의 생각대로 일이 잘 진행되지 않다보니 매번 화를 내야했고, 작업자들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쌓여 업무 효율이 떨어졌다.
두 팀의 결과가 갈리게 된 이유에는 분명 원인이 있다. 팀원 간의 소통은 매우 중요하지만 환경에 따라 소통이 어려운 곳도 있다. 관리자는 현장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현장 업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작업자들이 더 잘 알고 있어서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
후츠파(Chutzpah) 정신
광고인 박웅현은 “창의럭은 발상이 아니라 실행력이다. 정말 어려운 건 그 생각을 실행하는 힘이다”라고 강조한다. 생각은 단지 환상에 불과하지만 그 환상을 현실로 끄집어내는 건 정말 무모할 만큼 큰 용기가 필요할지 모른다.
권력자나 권위자에게 자기 생각을 과감하게 주장할 수 있을까? 그랬다간 버릇없고, 무례한 사람으로 비춰지고, 거기다 승진에도 장애가 생긴다. 그래서 문제가 드러날 것 같으면 조직 구성원들이 알아서 문제를 숨겨 버린다. 야단맞거나 따돌림 같은 불이익을 당할까봐 하지만 문제를 숨겨버리면 관리자는 잠재된 문제를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후츠파(Chutzpah)는 본래 뻔뻔함, 무례함, 오만함, 저돌적, 담대함과 같은 뜻을 담고 있는 히브리어에서 왔다. 이스라엘은 어려서부터 후츠파 정신을 배운다. 권력자도 권력을 내려놓고 상대의 생각을 들어 보고서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스라엘의 인구는 9백만 명 조금 안 된다. 국토의 70% 정도가 사막이고, 아랍국과의 전쟁 중에도 믿을 수 없는 경제성장을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 영토가 작고, 자원도 부족하면서 1인당 GDP 는 4만불, 노벨상 수상자는 무려 14명이나 된다. 그뿐인가 1인당 창업(스타트업) 비율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스라엘에서 개발한 제품은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소형 전기 비행기, 한번 충전으로 1천40km 비행한다. USB 플래시 메모리, IBM PC에 사용된 인텔 8088 마이크로프로세서, 레이저 키보드, 바이러스와 암 억제 효과가 있는 인터페론 단백질, 인터넷 전화 바이버, 전자사전 및 통역도구인 바빌론 등 모두 이스라엘의 발명품이다. MS, 인텔, 시스코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은 뛰어난 이스라엘 벤쳐 회사를 인수한다.
이스라엘이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을 후츠파(Chutzpah) 정신을 꼽는다. 권위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의견을 당당하게 주장함으로서 기존의 틀을 파괴하고, 끊임없이 질문하고, 모든 것에 토론을 한다. 형식에 얽매이다보면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개인의 머릿속에만 머물러 버리기 때문이다.
한 예로 구글의 에릭 슈미트는 답이 아니라 질문을 하는 것으로 회사를 운영하겠다고 선언하였더니, 실제로 더 좋은 해결법이 나오더란다. 또 복잡한 기존의 직급을 간소화하였는데, 그 결과 서로의 벽이 허물어져 소통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졌다.
두 번째로 군대를 꼽는다. 남자는 3년, 여자는 2년을 의무적으로 군복무해야 한다. 복무기간 동안 리더쉽과 팀워크, 그리고 위기 상황 돌파 능력을 익힌다. 창업에 필요한 핵심적인 자질이다.
로시가돌(Roshgadol)이란 말은 <큰 머리>라는 뜻으로 히브리어이다. 군 복무 중 상관의 지시를 따르되 자신의 판단을 더해 더 좋은 방법으로 해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지시받은 일만 할게 아니라 도전하라는 것이다. 한국 문화에 반해 상당히 대조적임을 알 수 있다.
세 번째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다. 창업에 필요한 자금 85%를 지원받을 정도다. 정부와 민간이 창업(스타트업)의 리스크를 공동으로 부담하되 성공하면 매출의 3%를 상환하고, 실패하면 갚지 않아도 된다. 몇 번이고 창업에 도전해도 된다. 오히려 실패를 교훈삼아 다시 도전하라고 권한다.
이렇게 창업국가로 우뚝 설 수 있게 주춧돌을 놓은 인물이 전 이스라엘 대통령 시몬 페레스이다. 그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은 실로 놀랍다. 정부에 28개 부 중 무려 13개 부에 수석 과학관이 있으며 각 부처마다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MS, 인텔, 시스코와 같은 거대 기업이 이스라엘에 R&D(연구개발) 센터를 설립할 정도다.
잠재능력
유대민족이 항상 최고에 머물 수 있는 건 열악한 환경이 아닐까 싶다. 터무니없는 소리 같지만 실제로 뛰어난 사람은 어려울 때에 잠재되어 있는 능력이 발휘된다.
두 상점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두 상점 모두 손님이 없어 문을 닫아야할 처지에 놓여있다. 한 상점은 재고를 정리할 생각으로 박리다매로 팔기 시작했는데, 오히려 장사가 잘되어 사업이 확장되었고, 다른 상점은 푸념만 늘어놓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마저 손님이 끊겨 재고를 처분하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했다.
어떤 아이디어가 있고, 그 아이디어가 현실이 되기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많은 실패를 경험한 뒤에 성공을 이루었다면 그 결실은 가장 값질 것이다.
목표를 이루려면 먼저, 문제를 인식하고, 행동하고, 결과를 얻는 순서이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다시 행동하고, 결과를 얻는 식이다. 이렇게 수차례 반복된 사이클을 통해 실패를 거듭하고서 나온 것이 바로 결실이다.
작은 목표는 목표를 이루기위한 길이 수십, 수백 가지되지만 큰 목표에는 겨우 수가지 길밖에 안 된다. 우리는 몇 안 되는 길을 찾기 위해 수백, 수천 번의 길(시도)을 가봐야 알 수 있다.
하지만 의지가 약하면 한두 번 길(시도)을 가보고 포기해버린다. 그러고서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나도 해봤어. 이건 불가능해”라고 말한다. 이렇게 하면 사고의 틀에 벗어날 수 없을 뿐 아니라 실패에 대한 두려움만 커져 행동에 제약이 뒤따르게 한다.
잠재능력에는 두려움이 없다. 마음속에 품은 강한 신념만이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가능하다고 말하며 전진한다. 유대민족이 뛰어나다고 평가되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Munnich 연설에서 플랜B를 생각하는 순간 플랜B(차선책)가 안전망이 되므로 플랜A로부터 꿈을 포기하게 만든다고 말하였는데, 실제로 우리는 안전망이 없는 상황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낸다는 점이다.
작가 J. K. 롤링이 좋은 사례가 될 것 같다. 그녀는 가난한 미혼모로 3년여 동안 주당 15,000원 정도 되는 생활 보조금으로 연명하며 집필하였고, 그 결과 해리포터가 탄생하게 되었다.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까지 3년을 인내하며 버텨온 것이다.
2008년 스웨덴에서 열린 예테보리 하프 마라톤대회에 출전한 마라토너 미카엘 에크발의 당시 나이는 19세였다. 그는 4만여 명이 참가하는 세계적인 대회에서 너무 긴장한 탓에 2km 지점부터 대변에서 신호가 왔다. 그럼에도 10km가 넘는 거리를 달리면서 설사를 하였다.
미카엘은 비웃는 관중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끝가지 달렸고, 그 결과 1시간 9분 43초라는 기록에 완주하여 21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 각종 언론에 그의 기록보다 똥싼 남자로 보도되면서 똥싸개라는 별명이 붙어버렸지만 말이다.
어느 한 기자가 미카엘에게 레이스를 중간에 관두지 않고, 끝가지 달린 이유를 물었다. 그는 당당하게 “한 번 멈추면 그 다음, 또 그 다음에도 멈추게 되기 쉽잖아”라고 답했다.
이듬해 같은 대회에 출전해 9위를 기록했고, 2014년 3월 덴마크 코펜하겐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는 1시간 2분 29초에 완주하며 스웨덴 신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금도 달린다.
미카엘에게 배울 수 있는 점은 바로 “행동“이다. 행동(실행)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사람들은 단지 생각에만 머물러있는 경우가 많다. 체면치레 때문에 남의 눈치를 보느라 발목이 묶여있어서다.
john@coconutpalms.info
참고: 네이버지식백과, WeeklyBiz, BBC코리아, 피클, 한국경제매거진, 중앙일보, hunetCEO, sbs뉴스, Munnich 연설, 300초 인문학, 탑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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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코코넛 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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