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칠드런스 소사이어티가 발표한 ‘2015년 좋은 유년기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 15개국 가운데 한국 어린이가 전 세계에서 가장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어린이는 10명 중 1명꼴로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특히 학업에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높았고, 두 번째로 외모 순으로 꼽았다. 초등학교에서 고등학력으로 올라갈수록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아 학교생활 만족도 최하위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생활시간 조사“에서 초등학생이 대학생보다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방과 후 자습, 학원 수강, 과외, 숙제에 투자하는 시간이 대부분을 차지해 하루가 모자랄 정도다.
과학자가 꿈이었던 초등학생이 고등학교에서는 ‘공무원이 최고’라는 부모의 말에 뭐가 좋고 나쁜지 구분조차 하지 못하게 되었고, 운동선수가 꿈이라던 청소년은 ‘공부밖에 도리가 없다’고 한 부모의 말이 가슴에 와 닿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국은 입시 위주 교육 시스템이다. 흥미나 관심에 관계없이 단지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 같다.
낮은 학력자라면 고용 불안을 느끼는 게 당연한 일, 그래서 부모들은 좋은 대학, 좋은 학점이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문제는 한해 두해의 일도 아니다. 아주 오래전 조선시대 과거시험에서 시작되었을 수 있다. 조선시대 어느 서민이 과거시험에 응시만 하면 누구나 양반이 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평등한 것처럼 포장되었다.
하지만 양반이 갖고 있는 지식은 단지 어려운 글공부에 치중되어 있어 서민이 누리기에는 벽이 너무 높았다. 글공부에 전념하기에 가정형편이 어려우면 감히 누릴 수 없는 특권을 고스란히 양반들에게 주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계급사회로 발전한 것이 아니었을까?
오늘날의 입시 시스템은 과거시험과 다를 바 없다. 높은 학력이란 한마디로 “나의“ 경제수준과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이고, 소위 대학을 나오지 못하면 무지한 사람으로 바라보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고학력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사회적인 지위가 떨어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 원인에는 많은 사람들이 고학력을 가진 탓에 한정된 직장에 취업하기 더욱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오늘날 학교란 단지 학력을 인정받기 위한 수단이 되어 버렸고, 학원이란 취업에 필요한 지식을 배우는 곳이 되어 버린 것 같다. 아이들은 어렸을 때부터 원치 않는 교육을 통해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부모의 잘못된 인식이 아이들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
기업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학력을 요구하고 있는데, 워낙에 고학력자가 많다보니 형식적인 학력만으로는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여 취업에 번번이 실패하고 만다. 그래서 학력 인플레 현상을 보이는 실정이다.
학력은 곧 “나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므로 일단 취업 승패를 떠나 대학졸업장을 따고 보자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럼, 이렇게 어렵게 얻은 지식을 사회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일까? 안타깝지만 학교에서 배운 지식 대부분은 사회에 써먹을 일이 거의 없다. 한마디로 학교와는 별개로 사회에서 새로이 배워야 한다.
지식은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과 이론적 지식에서 나오는 결과는 매우 다른데도 형식적이고 관례적으로 가르치고 있어 교육의 본래 의미가 퇴색되어 버렸다.
이러한 의미 없는 지식은 오히려 전문성을 떨어뜨리고, 창의력은 뒤쳐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취업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반드시 고학력자여야 한다는 인식이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가장 먼저 경쟁이라는 것을 배우고 이렇게 배운 경쟁 심리는 사회에서 고스란히 나타난다.
교육은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다. 좀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지만 평균수명 70세 기준 인생의 4/1을 교육에 투자하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된다.
의사가 되거나 변호사가 되려면 전문적이고, 폭넓은 지식을 배워야 한다. 하지만 모두가 의사나 변호사가 되기 원치 않는다.
원치 않는 교육을 받다 보니 학교 폭력, 집단 따돌림, 가출의 원인으로 연결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루 1~2시간 정도의 교육과 과목, 시간 선택 자율제만으로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다. 물론 나머지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삶, 즉 진로를 위해 투자하게 한다면 오히려 창의력과 전문성이 발달하면서 국가에도 경쟁력을 갖게 된다.
2015년 5월에 방영된 ‘EBS 뉴스G’에서 네덜란드가 세계에서 노동 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로 알려져 있으며, 아이들이 가장 행복한 나라로 꼽고 있다.
노동시간은 주당 35시간 이하로 하루 평균 5시간 일을 한다. 부모가 원해서가 아니라 국가에서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기 때문이며, 이 환경이 아이들에게 행복도로 연결된다.
세계 국가 1인당 GDP 순위를 살펴보면 네덜란드가 14위를 차지한 반면 한국은 29위를 나타내고 있다. 이것은 적은 노동시간이라고 해서 가난과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득 1989년에 개봉한 영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가 생각난다. 말 그대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을 좀 더 자유롭게 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학교 보다는 자율적인 학습, 예컨대 공부방이 정서적으로 더 유익하다.
모 공부방의 선생님의 말을 빌리면 학교에서는 가르칠 수 없는 그것, 다시 말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세심한 관심으로 돌볼 수 있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정서적으로 의미 있다는 말을 한다. 아이의 심리 상태를 체크하며 휴식과 시간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서 학교에서는 불가능했던 교육방법이 공부방은 가능하게 해주므로 아이들이 즐거워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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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