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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종식에 가까워진다 싶더니 이제는 경제가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환율이 급속도로 상승하니까 이익을 보던 국내 기업들조차 높은 환율 때문에 비명을 지른다.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전쟁까지 치르면 곡물 수요가 급격히 떨어져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된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보니 인구과잉이 분명 주요 원인일 것이다.
 
경쟁이 심하다는 건 그만큼 한정된 자원에 수요가 많다는 걸 뜻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데 인구는 배가 되니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고 물꼬를 터뜨리기 위해 전쟁을 선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분명 전쟁은 문제를 해결하는 대신에 그 대가는 가혹하다.
 
전쟁은 항상 어려울 때에 발생한다. 어려운 상황이거나 곤란할 때, 또는 감정이 극에 달했을 때 폭발하는 것처럼 전쟁도 그렇게 찾아온다. 우리는 항상 이런 식으로 갈등을 해소해 왔기 때문에 좋은 수단처럼 보일 수 있으나 나중에 똑같이 당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우리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왔던 것들에 후회해본 일이 한번쯤은 있었을 것 같다. 후회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왜 잘못된 선택을 했는지, 이를 바로 잡을 수는 없었는지 등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미 엎지르진 물을 두 번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전쟁으로 얻는 이득

전쟁이 우리에게 어떤 이득을 줄까? 많은 사상자를 내고, 경제를 파괴하고, 삶의 터전을 빼앗는다. 그럼에도 분명 이득은 존재한다.

 
전쟁이 발발하면 고요하고 따분했던 사회가 한순간에 생기가 감돌기 시작한다. 이를테면 많은 돈을 벌기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았다면 이때부터 적을 죽이거나 살기위해 도망치는 것에만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긴장감이 생긴다. 또, 전쟁이 일어나면 부족했던 자원을 확보할 수 있고, 무기를 팔 수 있는 무기 상인들이 이때를 놓치지 않는다.
 
나치 제국의 전쟁영웅이었던 메르틴스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오랜 세월 동안 악명 높은 전쟁범죄자들과 사업적 파트너십을 맺고 세계 곳곳의 독재정권에 전쟁 무기를 팔았다. 칠레의 독재자 아우구스토 피노체트,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등이 고객이었고, 미국이나 서독도 메르틴스의 고객이었다.
 
도덕을 떠나 이 세상에는 돈을 더 많이 벌기 위해 일부러 나쁜 짓을 하는 회사나 사람도 많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국가를 더욱 견고하게 지탱해준다. 그래서 평화협정과 같은 유치한 장난에 정부가 공개적으로 나서길 꺼려하는 것이다.
 
스톡홀름평화연구소(SIPRI)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 전 세계에서 매출이 가장 높은 100개 군수산업체의 무기판매금액을 합치면 약 420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98조를 벌어들였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트럼프나, 토니 블레어도 영업사원에 불과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사람 목숨 값으로 돈을 번다. 일단, 전쟁이 터지면 국가 부채 비율을 0으로 만들어야 하니까 삶의 터전을 파괴하면 자연스레 무급의 노동력을 무한정 얻을 수 있게 된다. 많은 건물을 부술수록 좋다.
 
터전을 잃어버린 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생존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무엇이든 해야 하고, 소유했던 많은 재물이 한순간에 국가에 귀속되어 버린다. 마치 비버의 집을 다시 허무는 것과 같다.
 
한편, 확보된 노동력으로 전쟁터로 보내거나 군수제조업의 노동력으로 사용하고 여유가 되면 많은 건축물을 짓도록 할 수 있다. 약간의 빵만 제공해주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는 더없는 기회일 것이고 국가 부채도 되돌릴 수 있다.
 
 

귀족들을 위한 정치

국민은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전쟁을 통해 부를 얻으려는 무리들이 존재한다. 이들은 뒤에서 전쟁을 기획하거나 군사 갈등을 부추겨서 발판을 마련한 다음 미디어를 통해 멋진 쇼를 연출하기만하면 고객 유치가 수월해진다.
 
하지만 전쟁이 꼭 이득을 안겨주는 건 아니다. 사업 수완이 좋으면 큰 이득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손실을 감수해야 하듯 전쟁에 패하면 막대한 노동력을 잃고 도시도 파괴되어 재건하는데 필요한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정치를 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세금으로 거둬들인 돈으로 여러 곳에 투자한다. 물론 돈이 가치 있게 사용되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돈은 쓸데없고 불필요한 곳에 쓰이는 게 현실이다. 또 정치인들 급여도 무시할 수 없다.
 
무기상인들이 벌어들인 돈으로 큰 저택을 구입하고, 고급 자동차와 전용 비행기를 구입하면 세금을 낸다. 국가에 있어 소중한 고객일 것이다. 예를 들면 원단은 몇 천원에서 몇 만원에 불과하지만 누가 옷을 재단하느냐에 따라 수천에서 수억 원에 호가하니 세금은 당연히 상당하다. 그래서 VIP고객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
 
이쯤 되면 귀족들을 위한 집단으로 생각하는 게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경제가 무너진다는 건 돈줄이 막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의 우려가 현실이 되면 국민의 생활권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넓고 큰 저택과 전용 비행기를 소유하지 못하는 것일 뿐 먹을 것과 입을 옷, 몸을 뉘일 수 있는 집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 정확히는 귀족들이 먹을 양식이 줄어든다는 것뿐이다.
 
몸에는 유익균과 유해균이 함께 공존한다. 여기서 신체의 균형이 깨져 버리면 신체에 이상을 일으키는 질병이 번식하는 것처럼 한쪽이 너무 많은 자원을 소유하면 균형이 깨져 전쟁과 같은 질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선 자원이 평형이 되도록 해야 하는데, 문제는 소유라는 제도가 존재하니까 논밭을 경작하고 싶어도 함부로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신선한 과일이나 물고기를 잡고 싶어도 사유지가 아닌 곳이 하나 없고, 또 토지를 원하는 사람은 많은데 쓸 땅은 충분하지 않으니까 남들보다 많은 자원을 손에 넣으려는 것이다.
 
그래서 과학이 진보할수록 문명은 원시적일 필요가 있다.
 
 

원시적 문명과 과학적 진보

지금의 모든 행위는 개인의 이익에 한정되어 있다. 지식마저도 자유롭지 못하다. 지식을 사고팔거나 높은 가격을 매겨 사용을 제한(=독점)하기 때문이다.
 
재물을 소유하려는 욕구를 제어하기 위해 원시적이면 소유 욕구를 억누를 수 있다. 멋진 차, 큰 저택은 사실 가격이 높을 이유가 없다. 구매자가 있기 때문에 비싼 가격에 판매하려는 것이다.
 
이건 일종의 계급사회로 만든다. 많은 재물을 모으면 높은 지위를 얻을 수 있고, 그만큼 대우도 달라지므로 일종의 계급장(=훈장)과도 같다. 원시문명이 언뜻 보면 사회가 퇴보하는 것처럼 보여도 자연과 잘 어울리고 사람들의 의식을 풍족하게 만든다. 더 정확히는 과학과 의식이 평형을 이루었을 때 진보한다.
 

우리는 부족이라고 하면 미개하고 야만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부족제에서도 세련된 법을 발전시킨 사례가 존재한다.
 
아메리칸 원주민 중 이로쿼이 연맹, 북동쪽 부족들을 제외한 앵글로아메리카 부족들이 있고 또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나 로마 공화정의 고대 민주주의 제도는 수많은 부분이 부족 연맹 시절의 풍습에서 유래하였다.
 
반면 이슬람 제국은 칼리프 중심의 강력한 제국을 이룩했지만 칼리프의 권위가 추락하자 부족별로 뿔뿔이 흩어졌다. 고대 이스라엘 왕국도 부족연맹 왕국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남북으로 분열되어 멸망하였다.
 
이로쿼이 연맹은 이로쿼이어를 쓰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 5개의 연맹체였다. 모호크, 세네카, 오네이다, 카유가, 오논다가 부족으로 구성되었으며 후에 투스카로라 족이 합류하면서 6개 부족이 되었다. 현재는 2010년 기준 미국에 8만, 캐나다에 4만 5천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로쿼이 연맹은 미개사회 사람들이라고는 믿지 못할 정도로 세련된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테면 정치는 남성들이 하지만 탄핵권, 거부권은 여인들에게 있다. 부족 전체의 일을 관장하는 평의회가 있고, 부족들의 연맹을 관장하는 대의회가 있으며, 이 의회의 구성원들은 민주적인 절차로 선출하는 등 현대 국가보다 더 세련되었다는 평이다. 또 미국에 일정부분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부족사회는 원시형태를 띄고 있으면서 땅 만큼은 사적 소유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분명 발전된 문명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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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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