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리스트의 심리

사회 2022. 10. 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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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백신을 장려하는 정부의 말을 신뢰해 적극적으로 접종하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최소한의 접종에 그치는 사람, 전혀 접종하지 않는 사람 등이 있다. 의견이나 생각은 사람마다 제각각일 수 있지만 접종 장소에 차를 타고 들어와 자신들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외치며 사람들의 행동을 방해한 이 집단은 상식과 통제를 벗어난다.
 
인간은 집단이 되면 보통이라면 하지 않을 행동을 한다. 이를테면 순종적이거나 불만이 있어도 아무 말을 하지 않다가 누군가 백신 부작용에 대한 소송을 하면 갑자기 피해자들이 모여 집단적으로 줄소송을 하는 것이다.
 
그럴 때 작용하는 것이 ‘집단 심리’라 하고 집단 심리가 일으키는 집단 특유의 행동을 ‘군중 행동’이라 한다. 이런 심리적 행동은 100년 이상 전부터 연구되어 왔다.
 
폭도나 SNS 댓글 테러 등도 집단 심리가 만들어낸 결과라 할 수 있겠다. 가슴을 드러낸 남성보다 여성이 가슴을 드러내면 민망하게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1978년 남아메리카의 가이아나에서 일어난 ‘인민사원 사건’만 보더라도 약 900명이나 되는 신자가 한꺼번에 집단자살을 한 사례가 있다. 동료에게 살해된 신자도 많았다고 한다. 한국에서 벌어진 집단 자살로 추정되는 ‘오대양 사건’이 있고, 옴 진리교가 일으킨 일본의 ‘지하철 사린 사건’은 현재까지 명칭을 바꾸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일본의 니시다 교수는 ‘생각 조종’의 전문가로서 약 20년 동안 옴 진리교 신자의 재판에서 법정 증인을 맡았다. 니시다 교수의 말에 의하면 옴 진리교 신자 하나하나가 온순하고 성실하며 교양이 높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테러란 어떤 목적을 이루려는 집단을 말한다.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테러가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규모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911테러, 2021년 도널드 프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하는 집단이 선거 부정을 외치며 일으킨 ‘연방 의사당 난입 사건’도 같은 사례라 하겠다.
 
 

집단 심리

어렸을 때는 가족이라는 울타리에 보호를 받게 된다. 그리고 조금 성장하면 그룹의 일원, 학급의 일원, 학년의 일원, 학교의 일원, 학원의 일원, 동아리의 일원 등 소규모 집단에 소속하게 되고 성인이 되면서 규모 있는 회사나 동호회에 소속하게 된다. 결혼 적령기가 되면 새로운 가족이라는 소집단에 들어가게 된다. 
 
자신을 둘러싸는 인간을 그룹으로 나누면 안과 밖이 생긴다. 자신이 속한 집단이 ‘나의 집단’이 되고, 그 이외의 집단이 ‘외집단’이다. 일반적으로 내집단은 나의 편이며 신뢰나 믿음이 형성되어 있어 좋은 것으로 생각하고, 외집단은 나와 반대되는 것이므로 적대적으로 생각한다.
 
다른 인종, 다른 성, 가난과 부자, 계급 등 모두 두 집단으로 나뉘는 기본적인 틀이다.
 
19세기의 프랑스에서는 개인은 집단에 소속되면 인품이 바뀐다고 생각되어 왔지만 현재는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떠나 상황에 따라 동조되어 자신의 입장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모두 어떤 집단에 속해 있다. 아무 곳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되어도 가족이라는 소집단이 있고, 고아라고 해서 국가라는 집단에 속해 있다. 본인이 속해있는 과거의 위인이 다른 지역에 소개되거나 스포츠에서 승리를 거두면 마치 자기 일처럼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유니폼이나 제복도 소속감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다.
 
집단에 속해 있으면 고립되지 않고 다수에 속한다는 것은 강함을 의미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지만 본인을 지지하고 신뢰하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는 것만으로 불가능하게만 느껴지던 많은 일들을 이루게 해준다.
 
하지만 집단의 구성원 중 상위의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잘못된 주장을 하더라도 동의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사람은 보통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복잡하고 다양한 일을 스스로 올바로 판단하기란 어렵고 힘들다. 그래서 실수를 하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또 생각 없이 집단을 따르는 만큼 쉬운 일은 없으며 안심이 되고 편하다.
 
집단의 반대되는 의견을 내는 사람이 있으면 집단 안에서 주목받거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지만 그만큼 힘들기 때문에 불만이 있어도 자기주장을 내세우기보다 편하게 순종적인 편을 선택한다.
 
 

따분한 일상

우리는 누구나 불안이나 방황을 한다. 강한 불만이나 방황, 따분함은 조직을 파멸에 이르게 하고, 심지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한다. 2015년 11월 13일 IS(이슬람국가) 무장 단체의 소행으로 보이는 테러가 발생해 130여명이 사망한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그리고 순박한 청년이 IS 무장단체에 가입하기위해 국경을 넘는 사례도 많았다.
 
테러리스트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극단적인 집단의 대다수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다. 실증적 연구에 의하면 야만성이나 폭력성으로 똘똘 뭉친 자들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속한 집단에 충실하게 복종하는 순응적 성격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IS 테러범 상당수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맹신하는 광신도가 아니라는 말이다. 
 
아마도 우리 주변에서 늘 볼 수 있는 순응적이고 착한 시민일 가능성이 높다. 
 

테러리스트에 대한 심리학적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왜곡된 집단 문화에 어린 시절부터 노출되었으며, 감정에 치우쳐 행동하는 경향이 강한 젊은 층이었다.
 
다만 유일하게 관찰된 공통점은 바로 의존성 혹은 회피성 성향이 일반인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이들은 아직 삶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본 경험이 적고, 어떤 조직의 중요한 인물이 되어 주변을 기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을 가진 청년들이었다.
 
니시다 교수의 말을 빌리면 인생을 평온하고 무사히 장수하고 싶은 게 아니라 부상을 당하거나 목숨을 걸고서라도 가치 있는 인생을 살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예를 들면 사랑하는 사람을 대신해 강도와 맞서 싸운다든지 자신을 희생해 동료를 도우면 영화에서처럼 영웅이 되어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이다. 실제로 테러리스트 중에는 따분해서 과격화 집단에 들어갔다는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강력한 지도자

누군가에 필요한 존재가 되고 사랑받고 명예나 존경을 받는 것에 큰 가치를 얻고 싶어 한다. 그리고 테러리스트에 가담해 영웅이 되어 상사나 주변으로부터 명예나 존경, 그리고 인정을 받고 싶어 한다. 
 
폐쇄적인 사회가 될수록, 단절된 사고일수록 이런 생각은 강해진다.
 
그러니까 전쟁을 겪고 있는 지역에 영화처럼 혜성같이 나타나 세계를 구한다든지 해서 가치를 높이고 싶지만 그럴 힘이 없으니까 욕구를 대신 채워줄 강한 지도자를 찾는 것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일을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생각할 힘이 없는 사람들은 강력한 지도자가 매우 매력적일 것이다. 그리고 카리스마가 강한 지도자 밑에 있으면 생각할 필요가 없다. 
 
실제로 히틀러는 ‘생각하지 않아도 돼. 나에게 와’라고 말했다고 한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지도자가 대신 채워주는 것이므로 마치 지도자와 있으면 자신도 강해졌다고 착각하게 만든다. 
 
생각할 필요가 없이 “의존”하기만 하면 된다. 의존함으로써 처음에는 생각하지 않아도 좋았지만 생각하면 안 되는 것으로 바뀐다. 그리고 나중에는 스스로 생각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의문을 품을 수도 없다. 믿고 있던 조직에 의문을 품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생각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판매사원이 생각할 수 없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것과 같다.
 
테러리스트 대부분은 분쟁이 일어나는 지역에서 자란 청년들이다. 교도소를 나와도 다시 테러리스트가 되어 버린다. 거친 세상에서 자라온 이들에게 갑자기 세상이 평온하다면 불안을 떨쳐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길들여지고 사고를 빼앗긴 사람들은 스스로 정보를 모을 힘도 없으니까 지도자가 하는 말을 듣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이들은 스스로 조직의 일원이 되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행복을 느끼는 건 아니다. 부푼 환상을 갖고 일원이 되었으나 차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권은 무시되고, 학대당하거나 노예처럼 일하면서 지도자에 절대 복종하는 기계가 되어 버린다. 그렇게 서서히 생각할 힘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탈퇴한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상당한 고통을 느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이 속해있는 조직의 믿음이 강하면 내 조직이 아닌 조직 모두를 적으로 간주한다. 하지만 여기서 나의 생각이 틀렸을 수 있다고 인정해버리면 여태 믿어왔던 모든 것들, 즉 삶을 지탱해주던 사고가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손을 놓으려하지 않고 두려움을 느낀다. 
 
‘영원한 스타(=강한 지도자)‘를 갖지 않는다면 이들에게 유일하게 남은 건 오직 죽음뿐이다.
 
 

코미디 같은 세상

세상이 얼마나 웃긴 곳인가? 같은 동족을 죽이면 살인이 되지만 다른 민족을 많이 죽이면 영웅이 되듯 살인과 강도를 범죄로 법으로 규정하면서 정작 국가는 범죄를 밥 먹듯이 행하고, 거기다 조직적으로 활동한다.
 
백신을 마치 특효약처럼 광고하더니 부작용이 속출하면 온갖 핑계꺼리를 찾는다. 단순한 감기라도 일단 코로나가 의심이 되면 강제적으로 중환자실로 내몰고 상황을 악화시키므로 인권이 사라진지 오래다. 동성애라는 이유로 살인죄를 적용하는가하면 어떤 지역에선 자유롭다. 
 
살인을 저지르면 살인으로 되갚는 곳이 국가다. 살인을 금지하면서 사냥을 스포츠로 규정하는 것도 뭔가 잘못되었다.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당하고, ‘외집단’이라는 이유로 전쟁을 일삼으면서 뒤에선 돈 벌려는 궁리만 하는 게 국가다. 전쟁 포로를 학대하고, 고문하면서 가족 내의 폭력에는 침묵한다.
 
그야말로 코미디 같은 세상이다.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희극이거나 비극이다.
 
정치인들은 복잡한 일을 생각하기에 어렵고 귀찮은 정도로 생각한다. 그래서 “안 된다”, “어렵다”는 식의 말만 되풀이 하므로 지도자로 적합하지 않다. 지도자 중에서 감정적이면 말보다 주먹이 앞선다.
 
아기를 가지면 행복하다고 광고하면서 한 명당 얼마씩 지급하는 식으로 거래를 제안하거나, 경제를 살리겠다는 명목으로 죽음으로 내모는데, 미치지 않고서야 멀쩡한 정신으로 이 사회에서 견딜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마약에 취하고, 살인 충동을 느끼는 등 자극적인 걸 찾는다. 
 
테러리스트를 악이라 정의하고 있지만 초기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지배욕이 강하고, 공격 성향이 높은 사람, 적대적이고 억압된 환경의 가정, 지나친 신앙심 등 자기애적 분노를 가진 사람이 테러리스트가 될 확률이 높다.
 
팔레스타인, 일본, 독일, 이란, 터키의 테러리스트 350명의 사회경제적 지위, 교육수준을 조사한 결과 3분의 2 이상이 중상류층이었고 절반 이상의 부모들이 전문직, 정부 관리, 외교관 등이었으며 당사자 대부분은 대학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팔레스타인 자살폭탄 테러리스트 32명의 가족을 대상으로 면접한 결과도 이와 유사하다.
 
테러리스트들 가운데 공격적인 사람은 거의 없었지만 테러 조직은 보통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훈련자에 의해 자신을 망각하고 조직에 몰입하게 만들어 테러 행위에 목숨을 바치도록 만든다.
 
여태까지 살펴본 바로는 사회가 정의한 선과 악의 기준이 모호하다. 
 
주변 상황에 따라 선이 될 수도, 악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선 살인도 정당화될 수도 있을 것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강요나 피해를 입는 경우는 곧 고통으로 연결된다. 그러니 상대의 동의하에 행해지는 과격하고,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위험한 경기가 성행한다면 범죄가 아니라 스포츠가 되는 것이다.
 
 

끝으로


테러리스트를 잠재울 좋은 방법은 모든 국가를 단일화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이 세계는 모두 ‘나의 집단’이고, ‘외집단’은 다른 행성이 된다. 그리고 억압하거나 엄격, 패쇄적인 사회가 아닌 자유로운 세계여야 한다.

단,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성향의 사람들을 위해 폭력적인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해줄 필요가 있다. 위험한 스포츠인 만큼 사상자도 많이 나와도 동의하에 이뤄지는 경기는 존중해줘야 한다. 탈퇴도 가입도 자유로워야 한다. 이로서 관망하는 사람들은 열광적인 스타를 얻는 것이고, 관중 간에 유혈사태가 벌어질 수 있으므로 이 문제에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를 작성할 필요가 있다.

이 모두가 우리들 눈에 극단적이고 야만적으로 보일 수 있으나 따분한 삶에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으며, 전쟁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을 존중해서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조직하는 것이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의료진이 한정되어 있다. 그래서 조그만 상처도 치료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암에 걸려도 마찬가지다.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암이 악화되어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그러니 부상자를 치료할 충분한 의료진이 필요하다.

이밖에도 생활에 자극이 될 춤 배틀, 성적인 자유, 쾌감 등 다양한 조직들을 구성하면 생활에 자극제가 되어 줄 것이다. 이렇게 하면 가족이 아닌 지극히 자신을 위한 삶이 되므로 올바른 인생을 살아갈 계기가 마련된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뉴턴 2022-09, 동아사이언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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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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