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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무능하다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특히 공무원은 유독 무능해 보이는 건 왜일까? 한 사람 한 사람 따로 보면 똑똑하고 능력 있어 보이지만 조직으로 보자면 이 이상 무능할 수 없다. 이 문제는 특정 부처에 국한하지도 않는다. 최고 엘리트만 모였다는 기재부든, 박사들만 모였다는 곳도 마찬가지고, 시도 때도 없이 존폐 논란에 시달리는 여가부든, 부처의 권한이나 조직 크기와 무관하게 하나같이 무능하다.
 
질병관리청을 예로 들자면, 멀쩡한 사람도 백신을 맞으면 열이 나고, 아파해야 하는데, 굳이 본인의 몸을 해할 이유가 있을까? 혹여나 잘못되기라도 하면 여기서부터 무능함이 잘 드러난다. 그뿐만이 아니다. 모든 기관, 협회, 병원, 연구소, 대학, 학교, 법원, 공공기관 어디든 옳고 그름을 따지기보다 양떼처럼 명령(=지시)를 그대로 따라해 문제를 키우는 게 다반사인데, 특히 전쟁의 역사만 하더라도 작은 문제도 절대 복종해서 대대적인 문제로 발전한 것이라 하겠다.
 
이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직업이고, 직업은 생존을 위해 선택한 것이다. 다시 말해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것이지 적성에 맞기 때문에 선택한 것이 아니다. 적성에 맞지 않지만 직업도 잘만 선택하면 평탄하고, 순조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고 계급 상승의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안정된 직업을 잘만 고르면 이때부터 힘들이지 않고 편안한 삶이 보장되고 월급도 나쁘지 않게 쏠쏠하다. 거기다 퇴직하면 노후가 보장된다면 그야말로 숨은 보석이겠다. 그래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도맡아 하지 않으려 한다. 책임질 일도 없고, 그 이상의 일을 하지 않더라도 주어진 일만 해주면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직업이겠는가? 괜한 일에 나섰다가 안정적인 직업을 잃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하는 등 골치 아픈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버릴 것이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방송프로그램을 보면 매일 그림을 그린다거나 무언가를 조각하고,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일반인이 보면 마치 미친 사람처럼 비춰질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유형의 사람을 적성에 맞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일(=직업)이지만 좋아서 하는 일이고, 또 생존이 아닌 즐기기 위해 선택한 일인 만큼 전문적이고 고도로 숙련된 기술자로 거듭나 누구보다 더 잘해낼 수 있는 것이다.
 
혼자서 하는 일도 괜찮고, 공동으로 일궈내는 일도 괜찮을 것 같다. 적성에만 맞으면 어떤 일에 평생토록 몰두에 전념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강제로 시키는 일은 하기 싫은 것을 억지로 하는 것이므로 좋은 성과를 바랄 수 없고, 고통도 뒤따른다. 반면, 자발적인 건 즐겁게 하고, 더 잘해낼 수 있다.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여 조직을 이루면 효과는 배가 된다. 대표적으로 자원봉사자들은 뜻을 같이 하기 때문에 오래 지속시킬 수 있다.
 
 
한편, 무능자이지만 재력덕분에 편안한 삶을 영위하는 부류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경제가 어려워지자 경제를 살리고자 전쟁을 선택하는 것은 무기를 팔아서 막대한 자금을 유통하려는 목적일 것이다. 
 
미디어를 잘만 이용하면 광고효과가 꽤 좋다. 좋은 구매자를 찾기 위해 한쪽에선 사람이 죽어나가도 무기 광고에만 열중이다. 폭탄 하나에 몇 명이 죽었는지에 따라 폭탄 가치가 달라지고 구매욕구도 강해진다. 이게 사업가의 생각이지 어찌 정부가 취할 행동이라 할 수 있겠는가?
 
좋은 두뇌를 오직 돈 버는 일에만 몰두해야 하다니 수치스런 일이다.
 
정치가가 되고 싶다거나 아니면 리더가 되고 싶다는 건 단지 그 자리를 꿰차고 싶다는 것일 뿐 잘해낼 수 있음을 뜻하지 않는다. 정말 적성에 맞다면 본인의 두뇌를 최대로 활용해 어떤 문제를 풀어내려할 것이기 때문이다.
 
일이 적성에 맞는다는 건 그만큼 관심이 높다는 걸 뜻한다. 예를 들어 전문적으로 배우진 않았지만 높은 관심 덕분에 더 잘 해내고 싶어 하는 욕구가 강하므로 무엇이든 배우려 할 것이다. 이 말 즉은 어떤 문제에 봉착하더라도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뜻한다.
 
대선이 코앞이다. 대선 출마하려면 기탁금이 필요하다. 비록 유능하기는 하나 기탁금이 없어 기회조차 얻을 수 없다면 악순환은 당연한 결과다. 이러면 잘해낼 수도 없다. 이걸 두고 무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평생을 생존(=일)에만 매달려 살아온 노인에게까지 ‘일자리 확대’를 공약을 내걸다니 우스운 소리다. 평생을 즐겨보지도 못한 채, 인생다운 삶을 살아보지도 못한 채, 나이 들어 생계를 걱정해야 하다니 이런 수치스런 일이 또 있겠는가?

현재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충분히 개선(=해결)해갈 수 있을 정도로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있으면서 어리석은 자들에 의해 지식이 올바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으니 고통이 가중되는 건 당연할 것이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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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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