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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국가에선 세금이 항상 따라 다닌다. 문명이 시작된 이래 전쟁, 종교, 혁명,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세금이 있었다. 칭기즈칸은 금나라를 정복한 다음 다른 정복지에서와 마찬가지로 주민들을 모두 말살하려했다. 이때 참모가 “죽은 농민은 세금을 내지 못한다”고 진언하여, 수많은 중국인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예나 지금이나 세금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주요 사업이다.
 
칭기즈칸의 이야기는 세금이 국가 권력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일례에 불과하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모든 중요한 사건에는 늘 세금이 얽혀있다.
 

 

 

날강도의 유래

1662년 영국에는 <난로세>라는 것이 있었다. 이 세금은 집집마다 설치된 벽난로에 부과된 세금이다. 난로 1개당 2실링씩, 현재 가치로 212파운드 약 32만 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그것도 연간 두 번이나 물어야 하는 <난로세>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은 결국 집 안의 난로를 없애야 했다. 따뜻하게 살 권리마저 빼앗긴 것이다. 결국 난로세는 명예혁명을 일으키는 불만의 요인이 됐다.
 
1689년 부인 메리 2세와 함께 영국의 공동 왕위에 오른 윌리엄 3세는 성남 민심을 무마하기 위해 <난로세>를 폐지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일랜드 구교도들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한 군비를 마련을 위해 <창문세>라는 새로운 세금을 도입했다. <창문세>가 시행되자 각 도시마다 창문을 합판이나 벽돌로 막는 집이 속출했고, 이 결과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찰스 디킨스는 '공기도 빛도 공짜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오늘날 영국에서 창문이 있어야 할 곳이 가려진 건물이 보인다면 <창문세>를 징수하던 17~19세기 때 지은 집으로 봐도 무방하다.
 
1700년대 세금이 늘면서 '세금과 죽음'은 하나처럼 굳어져 버렸다. 살아있는 한 세금을 피할 수 없다는 의미로, 당시 민요에는 “천국은 평화와 안식이 있고 세금이 없는 곳”이란 대목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미국의 정치가인 벤저민 프랭클린은 “인생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죽음과 세금뿐이다"라고 몹시 탄식하였다.
 
 

색다른 세금

역사를 보면 조금 색다른 세금도 있다. 로마제국의 9대 황제 베스파시아누스는 공중 화장실에 모인 오줌을 가져가는 양모 가공업자에게 '오줌세'를 부과했다. 당시 로마 사람들은 양털 옷을 주로 입었는데, 신기하게도 오줌으로 양털을 빨면 강한 세척력을 보였다. “개똥도 약에 쓴다”는 속담처럼 오줌이 귀해지자 공중화장실의 오줌을 퍼서 사용하기도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황제의 명에 따라 오줌에 가격을 붙인 '오줌세'가 도입됐다. 이렇게 <오줌세>로 걷어 들인 세금은 로마 군대의 필요한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
 
1698년 러시아 대제 표트르 1세는 유럽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진 러시아의 발전을 위해 후진성의 상징인 긴 수염을 자르는 방법을 모색한다. 결국 그해 9월 5일 자신의 수염부터 자른 후 모든 국민들에게 수염을 깎으라고 명령했다. 귀족들과 종교인들이 크게 반발하자 한발 물러선 대제는 강요하는 대신 매년 100루블에 달하는 세금과 도시 지역을 지날 때마다 통행세를 내야 하는 <수염세>를 도입했다. 결국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7년 이내에 수염을 깎았다.
 
1784년 영국에서는 신사들이 모자로 멋을 낸다는 데 착안해 세금을 쉽게 걷으려는 의도로 <모자세>를 도입했다. 가난한 사람들은 싸구려 모자 한두 개를 가지고 있지만 부자들은 고가의 모자를 여러 개 가지고 있는 데서 착안하여 만든 세금이다. 거기다 모자 가격에 따라 차등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고 납세가 이루어지면 완료 도장을 찍어 주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1933년 독일 나치의 아돌프 히틀러는 세수 확보와 우수한 유전자 확산을 명분으로 미혼자에게 <독신세>를 물렸다. 독신세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에게 특별히 걷는 세금으로, <싱글세>나 <1인 가구세>라고도 한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결혼 적령기를 넘긴 노총각에게 특별 세금을 부과했다. 만약 30세가 넘도록 미혼으로 남아있으면 선거권을 박탈당했다. 한편 <독신세>는 오늘날 제 출산 대비책으로 제안되기도 한다.
 
자녀를 낳지 않는 세대에게 부과했던 소련의 <무자녀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부터 시행됐다. 저출산의 해결책으로 시행되었으며, 25~50세 남성과 20~45세 기혼 여성을 대상으로 자녀가 없을시 6%의 세금이 부과됐다. 하지만 불임이거나 전쟁통에 사망한 자녀가 있는 경우, 그리고 전쟁영웅인 경우에는 세금이 면제됐다. 이후 전쟁이 종결되고 소련이 붕괴되면서 무자녀세도 폐지됐다.
 
 

끝으로

오늘날에는 세금을 주로 통제 수단으로 이용한다. 예를 들면 식당이나 카페에 출입하려면 마스크 착용이나 백신 접종자에 한해 출입을 허용해 주고, 어길 경우에는 벌금이나 영업정지 처분 등 불이익을 가한다. 자동차 속도위반이나 범칙금을 부과하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리고 쓰레기를 버리거나 종량제 봉투 미사용에 벌금을 매기는 것도 같다. 동일한 비닐 봉투인데도 종량제가 아니라면 벌금을 내야 하는데, 이것도 통제에 해당한다. 모든 세금에는 통제를 위한 것으로 벗어난 통제는 모두 벌금을 매기도록 한다. 출산장려정책으로 1명을 출산하면 돈을 지급하겠다는 건 정부와의 엄염한 거래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했던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뒤 부동산 등으로 막대한 세금을 거둬들이니까 국민을 상대로 장사하는 거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세상에 날강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전쟁에는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금은 전쟁 비용을 버는 동시에 선전·선동의 도구로 쓰였다. 1942년 미국은 소득세 과세 대상을 늘리면서 “승리세”라는 이름을 붙였다.
 
한편, 나치 독일은 세금을 이용해 유대인을 재정적으로 말살하고 전쟁비용도 벌었다. 유대인 20%의 부유세를 물고 국내외 재산등록을 누락하면 전 재산을 몰수당했다. 나치가 전쟁에서 쓴 돈의 3분의 1이 압수한 유대인의 돈이었다. 막대한 세금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은 몰락했고, 영국은 아메리카 식민지에서의 독립군과의 전쟁에서도 패배해 낮은 세금을 지향하는 미합중국이 탄생하게 되었다.
 
세금이란 정부로부터 착취당하고 돈 빼앗기는 기분이랄까? 일단 부동산 투기 분위기를 만들어 놓고, 거래가 활발히 거래되면 상당한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 이래도 모자라면 “승리세”라는 말도 안 되는 다양한 명목을 붙여 착취한다.
 
이렇게 세금을 거둬들여서 군사 및 정치인 급여로 들어가고, 일부는 한국기후변화연구원 같은 다양한 기관에 사용된다. 그리고 남은 돈은 정치인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된다. 문제는 기관에 투자한 만큼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서로의 공격심만 키우는 군대에 상당한 돈이 흘러 들어간다. 1900년대 정치깡패가 상인들 보호 명목으로 받은 대가는 국가가 삥 뜯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세금은 권력이다. 세금 수입이 없어지는 순간 왕이든 정부든 권력을 잃게 된다. 이 순간 무정부 상태가 되고, 인류를 올바로 인도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주축이 되어 점차 폭력이 사라지고 질서가 잡히게 된다.
 
세금은 언제나 전쟁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세금은 착취고, 전쟁의 도화선이다.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는 시점 세금 징수를 어렵게 하기 때문에 말도 안 되는 세금을 붙여 착취하려 할 것이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Money Today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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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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