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에게 주어진 운명이란 정해져 있는 것일까? 그럼, 인간의 운명을 점치는 사주팔자!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그리고 사주를 보더라도 반은 맞는 것 같고 반은 틀린 것 같은 아리송한 상황이 벌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분명한 사실은 미래는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것이다.
사주팔자
“그것이 알고 싶다”의 취재진은 서울역의 50대 노숙자의 사주를 구하고, 5명의 역술인에게 이 노숙자의 사주를 건넸다. 그의 사주는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한 명은 다른 풀이를 했지만 나머지 4명은 서로 비슷하게 풀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4명의 풀이를 보면 공통적으로 재물운이 따르지 않는 것으로 나왔는데, 이건 똑같은 공식으로 사주를 풀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사주풀이를 할 때 연월일시를 사주라 하는데, 만세력이란 책을 찾아보면 사주에 각각 해당하는 십간십이지의 한자가 두 글자씩 정해져 있고, 이 한자를 모두 모으면 8글자가 되는데, 이것을 팔자라 부른다. 이러한 공식을 이용해 운명을 점친다.
그렇다면 동시에 태어난 이들의 운명도 똑같을까?
7살에 유괴된 쌍둥이 언니를 35살이 돼서야 기적적으로 만나게 된 두 사람의 운명은 너무 다른 인생을 경험했다.
유괴범은 대소변을 못 가리는 할머니의 수발을 들게 했다고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겨우 탈출하기는 했지만 너무 어려서 집도 제대로 찾지 못하게 되면서 남의 집을 전전하며 병치레로 고달프게 살아왔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쌍둥이 동생은 평탄하게 살아왔다.
동일한 사주팔자지만 너무나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은 연월일시까지는 같고 단지 3분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다시 말해 시까지만 따지는 사주는 모두 동일하다.
어머니는 딸을 찾기까지 그 사주를 들고 점집을 여러 곳을 다녔지만 소용이 없었다. 하나의 사주로 두 딸의 운명을 점치기는 역부족이었던 것이다.
분명 사주팔자 하나로 운명이 점칠 수는 없다. 그럼 족집게라는 말이 왜 생겨난 것일까?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두 명의 배우를 섭외한 다음 한명은 가난하게 보이도록 꾸몄고, 다른 한명은 모피코트를 입게 하여 경제적으로 부유해 보이도록 꾸며 사주를 보도록 했다.
먼저 부유해 보이는 배우가 점집을 방문하여 사주를 보여주었더니 재물복이 좋다는 말부터 꺼내었고 돈이 마르지는 않는다고 하였다. 그러고는 올해는 배우자의 불륜을 예언하면서 액을 막기 위해 부적을 사용하라고 권한다.
이번에는 가난한 배우가 같은 점집에 같은 사주를 보여주었더니 부유한 배우와는 다른 사주를 풀이하였는데, 예를 들면 역술인이 재물복이 없고 일이 자꾸 꼬이는 사주로 해석해 버린다.
분명 사주는 같은데, 다른 풀이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점집을 찾을 때 흔히 알아보는 문제는 일반적으로 이성문제거나 배우자, 돈 문제, 아니면 자식문제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가장 흔한 문제를 넘겨짚으면 성격 차이에 의한 부부갈등으로 찾아온 손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문제에 맞게 덕담을 나눠주면 족집게가 돼버린다.
이를 간략하게 정리해보면 이렇다. 믿는 만큼 용해진다는 사실.
포러 효과
심령술사가 유대관계를 쌓는 방법은 <포러 효과>를 이용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있는 독특한 심리적인 문제를 감지해서 사주를 풀이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막연하고 일반적인 특성을 사람들에게 툭하고 던졌을 때 85%정도가 자신의 상황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는 것이다. 심령술사가 물에 한 번 놀라거나 불을 조심하라는 식으로 넓은 범위로 말을 건네면 “맞아 어제 화제 때문에 죽을 뻔 했어”라며 심령술사의 말에 긍정적으로 반응하게 된다.
이들은 이름을 맞힐 때도 흔한 이름이나 철자를 대면 상대가 알아서 더 많은 정보를 주길 기다리는 것뿐이다.
1948년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는 자신이 가르치는 39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실시한 뒤 평가서를 나눠주면서 자신의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점수를 매기도록 하였다. 그 결과 5점 만점에 평균 4.26점이 나왔다.
평가서는 실은 신문에 난 점성술의 일부를 수정해서 똑같은 평가서를 각각의 학생들에게 나눠준 것뿐이지만 학생들 대부분이 자신의 성격과 맞는다고 응답하였다.
이 실험은 여러 차례 반복되었는데, 언제나 평균 4.2정도로 나왔다. 평가서 내용을 보면 특별한 것이 없는 누구나 갖고 있을법한 일반적인 내용이었다.
버트럼 포러의 이름을 따서 포러 효과(Forer effect)라 부르고 있지만 다른 말로 바넘 효과(Barnum effect)로도 불리 운다. 19세기말 미국의 한 서커스단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바넘(P. T. Barnum)이 있었다. 그는 관람객의 성격을 알아맞히는 마술로 유명했다.
그는 상대의 성격을 맞출 때에 정해진 패턴이 있었다. 애매하고 모호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때론 소심하지만 때론 활동적인 성격, 혹은 다소 활달하지만 때론 소심한 성격이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면 모두가 해당되는 성격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점성술뿐만 아니라 타로 카드, 사주팔자, 별자리 운세 등 다양한 곳에서 이용된다.
오늘의 운세가 꼭 내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졌을지 모르겠다. 역술인이 하는 이야기는 다 맞는 것 같고 점괘가 마치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만드는 심리효과이다.
어렸을 때 혈액형을 통해 상대의 성격을 맞추는 게임을 많이 했던 기억이 난다. 소심하고 내성적이면 A형, 두루두루 좋은 성격이면 O형으로 판단했었는데, 실제로는 혈액형과 성격은 상관이 없다.
그 사람의 혈액형이 이런 성향일 가능성을 말해주는 것일 뿐 <반드시>는 아니다. 그저 일반적인 성격 특성들을 혈액형에 따라 분류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혈액 정보 사이트 블러드북 닷컴의 통계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원주민 보로로(Bororo)의 경우 모든 원주민의 혈액형이 O형이라고 한다. 혈액형 심리테스트를 대입해보면, 보로로(Bororo) 원주민의 성격이 모두 비슷해야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노스트라다무스의 시편도 마찬가지다. 몇 년 몇 월이 없는 막연하게 재난, 질병, 전쟁에 관련한 내용을 기록해놓으면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지난 수없이 많은 질병과 전쟁, 그리고 천재지변과 같은 재난을 겪어왔고 앞으로 계속 겪을 것임에 틀림없다.
끝으로
운명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정해진 게 아니라고 해서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주변 환경이나 상황을 고려해 예측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어떤 프로그래머가 어느 시기에 비행기가 추락할 것이라 예언했었는데, 정말로 비행기 추락사고가 발생하자 예언가로 불리게 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시기에 비행기 사고가 잦다는 통계 자료를 따른 것이라 밝혀 해프닝으로 일단락되었다.
사람의 유형이나 성향을 알면 그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무슨 일들이 벌어질지 정도는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가 지도자의 자질이 있고,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을 운이라고 해서 조직에 해를 끼칠 만큼 필연적이 아니었다.
하지만 대공황의 시대였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똑똑하지만 바르지 못한 성품의 소유자가 지도자가 된다는 건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예측할 수 있다.
독일은 지난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유권자이기도 한 시민에게 책임이 크다고 느꼈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것이 시민교육이다. 깨어있는 시민을 만드는 교육, 이것이 핵심이다.
결과에는 항상 원인이 있기 마련, 히틀러는 당당히 투표와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당선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john@coconutpalms.info
참고: 그것이 알고싶다, 내셔날지오그라픽, 위키백과, 중앙일보, News1, Newstof, 매일경제, 김순종닷컴, Brunch,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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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코코넛 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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