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백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듣기만 하다가 직접 보는 것이 더 확실한 것이 없다는 뜻으로 그만큼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천재란 뛰어난 기억력을 꼽는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의사가 되려면 많은 지식을 머릿속에 암기해야 한다. 그래야 의사들만의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기 때문이다. 이게 가장 기본이다.

 

의사 면허를 취득했으면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자격 및 박사학위를 얻는다. 여기서 면허를 땄다고 해서 모든 환자를 문제없이 진료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수술해도 잘 고쳐지지 않더라 하지만 원한다면 수술은 해줄 수 있다”라는 식으로 응대하는 의사를 본적이 있는데, 순간 “경험이 없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이들을 많이 배운 사람으로 생각한다.

 

1690년 존 로크는 두 권의 책을 펴냄으로써 유렵 최고의 지성인 중 한 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고 자유로우며, 생명과 자유, 소유에 대해 천부적 권리를 갖는다고 주장하여 오늘날까지 큰 영향을 끼쳤다. 예컨대, 미국의 독립 선언문, 프랑스 혁명, 자유 민주주의에 초석을 다졌다.

 

근대의 철학자들 사이에 인간이 지닌 지식의 원천이 무엇인지에 대해 논쟁이 많았다. 데카르트는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내면에 각인처럼 내재한 지식을 갖는다고 하였지만 로크의 생각은 달랐다. 인간의 모든 지식은 <경험>에서 나온다였다.

 

수학이나 논리적 지식은 경험하지 않아도 기억력만 좋으면 충분히 얻을 수 있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마음은 백지와 같아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백지에 자신만의 지식을 축적한다고 여겼다.

 

인간은 보고, 듣고, 만지는 등 오감이 기억하고,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데, 로크는 이것을 관념이라 정의하였다.

 

인간의 정신은 경험한 것들을 모아서 다양한 방식으로 복합적인 관념을 만든다. 복합 관념에는 실제적일 수 있고, 공상적일 수 있다.

 

이러한 것을 통틀어 한 단어로 요약하라면 <깨달음>, 그리고 이것을 <지성>이라 한다. 경험을 한다는 건 내 몸이 무언가를 느낀다는 것이고, 이 감정을 통해 무언가를 배우게 된다. 하지만 똑같은 경험이라도 저마다 다르게 배운다.

 

예를 들어 각자에게 칼을 보여주고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어떤 사람은 주방용이라 대답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전쟁용이라고 대답한다. 이렇게 엇갈리는 이유는 그 사람이 가진 지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한국인이 미국에 여행을 다녀온 경험을 털어놓는다. 카페 손님이 자신에게 한국어가 역겹다며 영어로 대화하라고 소란을 피운다. 경찰들이 도착해서야 진정이 되었지만 인종차별은 이야기만 들었지 막상 자신이 당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말랐다는 이유로 집단 따돌림을 당해야 했고 3년 동안 학교 폭력을 시달려야 했으며 상처가 깊었던 것인지 마약에 손대기 시작하면서 우울증이 심해져 자살 시도를 두 번이나 했다고 고백한 배우의 이름은 안젤리나 졸리이다.

 

하지만 어떤 사건으로 긍정적인 삶으로 바뀌게 된 계기가 있었다.

 

툼레이더라는 영화를 촬영할 때였는데, 캄보디아에 머물고 있는 동안 내전을 눈으로 직접 목격하고 세상의 현실을 깨닫게 되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이 한없이 부끄러웠다고 한다.

 

이후 본인의 시간을 일부 사람을 돕는데 할애하면서 자신의 삶도 점차 변화되기 시작하였고 마음의 상처도 아물어 갔다고 한다.

 

이런 경험을 오감이라 부를 수 있다. 논리적인 지식으로 배울 수 없는 자신만의 특별한 지식인 셈이다.

 

어떤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항상 나오는 말이 있다. 뒷북, 우왕좌왕, 무능함 등 유행어처럼 터져 나온다. 이러한 문제가 매번 반복되는 이유는 현실적 체감을 느끼지 못해서다. 그래서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리고는 그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정치가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들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는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시인이요 사상가다. 그는 카잔 대학을 다니다 중퇴를 했는데, 그 이유가 인간의 자유롭고 창의적인 생각을 억압하는 교육에 실망해서라고 한다. 

 

실제로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지식은 인터넷을 검색하면 쉽게 접할 수 있는 지식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지식을 쌓게 하고 또 자유로운 사고를 갖도록 가르치는 게 더 낫다.

 

 

john@coconutpalms.info

반응형

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