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블랙홀

사회 2023. 2. 1.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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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고스트 바스터즈로 잘 알려진 빌 머레이, 그리고 앤디 맥도웰(리타 역) 주연의 ‘사랑의 블랙홀’, 빌 머레이는 기상캐스터 필 카너즈 역을 맡았다. 그는 매사에 불만과 투덜거림뿐인 남자. 늘 찡그린 표정에 무신경한 태도로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동료로부터의 평판도 좋질 않다.
 
어느 날 펜실베이니아 펑서토니(Punxsutawney:)로 성촉절 취재로 머물게 된 마을에 폭설로 길이 모두 막혀 하룻밤을 지내야 했다. 다음날 눈을 뜨니 성촉절인 2월 2일 어제가 그대로 반복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일상이 성촉절 안에 마치 시간에 갇혀버린 무한루프처럼 필은 잠시 혼란스러워하나 지루함을 벗어나기 위해 장난을 치기로 마음먹는다. 예를 들어, 마을 레스토랑에서 만난 여인과의 만남을 반복해 정보를 캐내어 마치 고등학교 동창인 양 속이고 원나잇 스탠드를 한다든가, 술을 마시곤 길거리에서 난폭운전을 해서 유치장에 간다거나 평소라면 건강 생각해서 절대로 먹지 않았을 것들을 마음껏 즐긴다거나 현금 수송 차량의 현금을 훔쳐서 사치스럽게 논다.
 
죽어도 죽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버린 필은 동료 리타를 꾀기로 마음먹는다. 리타에 관한 정보를 캐내어 그녀를 유혹해보지만 번번이 따귀를 얻어맞는 등 실패의 연속이다. 어느 날 리타에게 시간 무한루프에 살고 있다는 속내를 털어놓으면서 실패했던 예전과는 달리 닫혀있던 리타의 마음이 서서히 열리기 시작하는데, 그 후 반복되는 시간 속에 이것저것 배우기 시작하면서 문학, 얼음 조각, 피아노 연주 등 능통하게 된다. 자기개발만 하지 않고 주변인에게 선행도 베풀면서 사람들을 돕는다.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불행을 막아주는 그는 마침내 리타와 사랑에 빠지고, 호텔에서 함께 자고난 뒤 다음 날 드디어 2월 3일이라는 내일이 찾아오면서 영화는 끝맺게 된다.
 
이 영화는 그냥 평범한 로맨틱 코디미로 생각할 수 있으나 시간이 흘러 재평가되면서 2006년 문화적, 역사적, 심미적 의의가 있는 영화를 영구 보존하는 National Film Registry의 목록에 추가되었고 일부 대학에선 교육학개론 수업자료로 사용되기도 했다.
 
 

작은 인연

이 영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기적이고 극도로 자기중심적인 성격이 서서히 변화하며 서서히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사랑을 배우고, 삶의 가치를 배우며 세상을 다르게 보는 방법을 찾았다.
 
보는 방법에 따라 영화의 가치가 달라지겠지만 여기선 작은 인연도 소중히 대하는 것이다. 보기에 하찮고, 늙고 병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처럼 보여도 작은 인연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삶의 가치가 달라진다.
 
드라마 ‘동이’나 ‘이산’에 등장하는 인물을 보면 대체로 노비였거나 천민, 여자라고 천하게 대하지만 왕만은 귀하게 대해 주었다. 누구도 하지 못했던 보잘 것 없던 인연을 소중히 대해주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주기도 때로는 받기도 하는 좋은 인연이 만들어 졌고, 또 주변 상황이 좋게 변화하기도 하고 어려운 일들이 쉽게 풀리는 장면이 곳곳에 나온다.
 
한편, 리타의 마음을 얻기 위해 그녀에 대한 관심사, 취미 등을 미리 알아내어 리타에 접근하지만 번번이 따귀를 맡는다. 어차피 시간이 무한 반복이니까 문학, 조각, 피아노 등을 배우고 예술분야를 넘어 주변 사람의 어려움을 도와주는 등 다양한 선행을 배풀었는데, 그 전까지는 항상 무시하고 지나갔었던 일들을 동료나 구걸하는 노인을 도와주기도 하였다. 마음 사람들과 동료 모두가 필을 호감으로 보기 시작했고 동료 리타는 필을 다르게 보기 시작하면서 그녀도 블랙홀에 빠지듯 사랑에 빠지기 시작한다.
 
영화는 영화로 끝나기보다 현실에서도 적용된다.
 
값비싼 옷, 비싼 자동차, 고급 아파트 등을 선호하는 건 보통 남들과 비교해 뒤처지지 않거나 자신의 가치를 높게 평가되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이런 것으로 마음을 채울 수 없을 뿐 아니라 인연의 깊이가 없고 그렇다고 길지도 않다.
 
모든 인생을 돈이 전부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돈을 위해 살고, 돈을 벌기위해 더럽고, 추한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돈을 위해 고통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곤란을 당하거나 어려워도 억울한 입장이 되어도 악재가 따른다고 해도 아무것도 아니라도 생각했던 인연의 도움이 매우 클 것이며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람이지 돈이 아니라는 점을 깨닫게 될지 모르겠다.
 
한편, 쓰레기 투기범으로 몰리고 불법소각 범인으로 지목되어 수십 차례 신고를 당해 곤혹을 당한 일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뜻밖의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없었으면 어려움을 넘기기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이들은 어떤 대가를 바라고 도와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의미는 매우 크다 하겠다.
 
마찬가지로 주변 사람의 좋은 마음이 동료 리타의 마음을 움직였다.
 
 

끝으로

드라마 ‘주몽’에서 고구려 건국 문제에 있어 누가 왕이 될 것인지에 대해 갈등을 묘사한 부분이 있다. 소서노 군장이 될 것인지 주몽 대장이 될 것인지에 대한 갈등 묘사가 잘되어 있다. 잘못하면 어렵게 단합된 계루(고구려 오부: 고구려를 형성한 여러 부족 중 연맹의 핵심이 된 다섯 부족으로,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나오는 연노부·절노부·순노부·관노부·계루부의 5부족을 일컫는다)가 다시 흩어질 위기에 처하자 소서노와 혼인을 택해 위기를 넘기는 장면이 있다.
 
이들은 상대를 무력으로 행사해 권력을 얻을 수 있었지만 사람을 택했기 때문에 오히려 얻음이 크다하겠다. 무력은 당장은 얻을 수 있지만 단합이 어렵고 오래 지속시키기 어렵다.
 
영화 주인공 필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 있다. 아무리 시간의 무한루프에 살고 있어도 그 노인의 정해진 생명까지 어떻게 할 수 없었고, 필은 "오늘은 안 된다"며 노인을 살리기 위해 갖은 애를 쓰지만 결국 살려내지 못하고 슬퍼하는 장면이 있다. 필의 좋은 마음이 주변을 울리게 하고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다. 
 
안타깝게도 현실에선 조직, 가정, 주변 곳곳에서 무력으로 행사하려는 무리들이 대부분이다. 사랑은 존중의 시작이다. 상대를 존중하지 않고는 사랑을 지속할 수 없다. 만약 필이 존중하지 않는 태도로 상대를 무력으로 얻으려 했다면 육체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나 결코 마음을 얻지는 못했을 것이다.  
 
필이 가진 따뜻한 마음처럼 세상도 좋은 마음을 가진 이들로 넘쳐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나무위키,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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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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