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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생활하는 사람을 1인 가구로 정의하고, 이들을 싱글족, 나홀로족, 욜로족, 네오싱글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며 과거의 대가족, 핵가족과 대립되는 사회 분위기다.
 
이들은 결혼할 생각이 없는 독신을 뜻하는 건 아니다. 적절한 시기에 배우자를 찾지 못해 나홀로가 되거나 인간관계의 스트레스 때문에 ‘나홀로‘를 선택하기도 하고, 사별이나 이혼 등의 이유로 혼자 살게 된다.
 
최근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결혼과 출산율의 저하, 경제적 이유, 이혼율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여서 1인 가구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성장률은 -0.2%로 1949년 인구센서스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보다 많아지는 ‘인구의 자연 감소’가 시작된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총인구는 감소 추세인데, 가구 수는 2039년까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구란 2인 이상이 모여 취사, 취침 등 생계를 같이 하는 생활 단위를 말한다. 결혼을 하고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모여 집단을 이루는 게 보통인데, 부모와 함께 살던 자녀가 취업의 이유로 독립했다면 3인 가구에서 2인 가구와 1인 가구로 단위가 나눠지므로 가구 수가 증가한다.
 
가구원 수가 달라지면 가구 소득과 지출, 자산 규모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가구원 수만큼 주택이 필요하고 지출이 커지면 자산 규모에 변동이 생긴다. 
 
우리나라의 경우 실질적으로 대표하는 가구주는 연령대로 살펴보면 50대가 23.2%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40대로 20.5%, 60대가 17.9%, 30대가 15.1%이다. 통계적으로 보면 40~50대가 전체의 43.7%를 차지한다.
 
고령화에 따라 가구주 중위연령은 2020년 52.6세에서 2050년이 되면 64.9세로 높아진다. 2050년엔 절반이 고령자 가구가 된다는 뜻이다.
 
이처럼 고령자 가구의 빠른 증가세는 우리나라 가구 경제의 중심이 40~50대 중장년층에서 65세 이상의 고령층으로 옮겨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가 느끼는 미래의 노후는 지금의 노후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이러한 가구 변화는 경제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출산을 장려하고자 1인당 10만원을 지급하겠다던 정부는 성인이 되기까지 100만원 지급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청년이 많아야 경제를 지탱해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데, 과학의 발전으로 기대와는 다르게 고령층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말은 고령화를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인구를 생산적으로 보는 것도 하나의 문제로 꼽을 수 있다. 출산 1명 당 100만원으로 올리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저출산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인구만 늘리다보니 도시의 특색은 온데간데없고, 서울이나 대전, 부산 모두가 다 거기서 거기다. 해외에는 다양한 랜드 마크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것은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관광객을 늘릴 수 있다.
 
한편 1인 가구 증가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는 현상으로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게 급선무이다.
 
2040년 1인 가구 구성비는 한국은 37.9%, 독일은 45.3%, 일본은 39.3%, 영국은 32.8%, 캐나다는 30.2%, 호주는 26.6%로 예측하고 있다. 65세 이상 가구 구성비를 살펴보면 한국은 43.1%, 일본 44.2%, 영국은 36.2%이다.
 
따라서 이러한 가구 변화에 정부가 새로운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모라벡의 역설

1인 가구 증가는 단순히 과잉 경제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과학 기술의 발달만큼 사회의 변화도 가져왔다. 혼자 살아가는 것보다 누구와 사느냐에 따라 경제적 문제로 연결되기 때문에 중요하게 여겨져 왔지만 과학 덕분에 혼자서도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예를 들어 여자는 집안일을 하는 사람, 남자는 바깥일을 하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이러한 원시적인 가족 문화가 독립적 개체로 변화시킨 것이라면 이해하기 쉽다.
 

기계는 많은 일들을 처리해 준다. 3D프린팅, AI 기술로 음식과 집, 자동차, 노동에까지 많은 분야에 걸쳐 폭넓게 발전해 왔다. 이제는 혼자서도 적은 노동만으로 생활에 부족함이 없는 시대가 되었고, 외부로부터 간섭을 받지 않으므로 좀 더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로봇을 가지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다. 삼겹살도 로봇이 구워줄 정도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반복적이고, 더럽고, 쉬운 일을 로봇이 대신한다면 밥해주는 여자가 필요할까?
 
1시간에 고기 100인분을 굽는 로봇이 최저시급 알바생보다 낫다. 그리고 불평도 하지 않고, 지각, 결근이 없다. 서울의 한 배달 전문 고깃집은 로봇이 고기를 굽고, 혼자서 포장하고 주문을 받는다. 한명이면 충분하다는 이야기다. 로봇이 없다면 알바생은 최소 3명이 필요하다.
 
월드 로보틱스(World Robotics: 국제로봇연맹) 2022 보고서에 따르면 로봇 밀도 세계 1위인 한국은 노동자(=직원) 1만 명당 로봇이 1000대, 싱가포르는 670대, 일본 399대, 독일 397대, 중국은 322대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식당 서비스 로봇은 약 5천대, 2~3년 내 10~20만대 이상 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로봇 1대를 구입하는 건 비싸지만 렌탈로 빌리는 건 직원 1명을 고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퍼져있다.
 
모라벡의 역설이란 말이 있다. 인간에게 어려운 일을 로봇에게는 쉽고 인간에게 쉬운 일이 로봇에게 어렵다는 뜻으로 사람이 하기 싫고 귀찮고 위험한 일을 도맡아하면 보다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로봇이 하지 못하는 일을 사람이 잘 발전시켜 나가기만 하면 된다.
 
로봇이 할 수 있는 단순한 것 보다 가치 있는 일, 더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일을 사람이 한다면 가능하다. 로봇은 창조성 자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1900년대 자동차가 처음 발명될 때 마부들이 대량으로 실직된 사례가 있다. 이제는 자율주행차가 운전기사를 대량으로 실직할 차례이다.
 
요즘 젊은 사람들은 더럽고 힘들고 단순한 일에 흥미를 느끼지 않는다. 쉽고 편하고 많은 돈을 벌고 싶어 한다. 모라벡의 역설을 이용할 때가 아닐까?
 
 

사회적 고립

700만 1인 가구 시대,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수도권에 밀집해 있다. 2035년에는 두 집 건너 한 집이 1인 가구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1인 가구의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적령기가 되면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가져야하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속 1인 가구들은 화려하게 사는 1인 가구가 있고, 결혼했다가 이혼을 택해 혼자가 되는 경우, 독거노인, 셰어하우스에 모여 사는 청춘들도 있다.
 
직업문제로 자녀와 떨어져 사는 노인들도 있는 만큼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서울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외로움을 겪는 비율은 62.1%에 달했다. 세대별로는 중장년은 65.4%를 차지했다.
 
1인 가구의 외로움, 사회적 고립, 정신건강과의 관계를 보면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은 거의 외로움을 느끼고, 우울 증상이 있는 사람이나 자살 경험이 있는 사람 등 정신건강 문제를 가진 사람은 모두 외로움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즉, 외로움은 사회적 고립, 우울 증상과 자살 생각의 필요조건으로 꼽는다.
 
1인 가구의 공통적인 문제는 빈곤과 외로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외로움만 느끼는 사람은 45%, 이중 사회적 고립 상태에 있는 사람은 10%로 집계됐다. 또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 중 우울증이나 자살 생각 등 정신 건강 문제를 갖고 있는 사람은 5%였다. 
 
서울시의 1인 가구 실태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이 혼자 사는 것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1인 가구는 소득 중 본인의 근로소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실업, 질병과 같은 문제로 근로소득이 중단되면 빈곤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평생을 일에만 매달려 왔다면 보낸 시간만큼 본인 일 이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매사에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상태가 되어 버린다.
 
어렸을 때부터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자유로운 사고를 갖게 할 수 있다. 자유로운 사고는 나이가 들어도 매사에 적극적이고 호기심이 강한 의욕 넘치는 생활을 영위하려고 할 것이고, 외로움 또한 벗어날 수 있게 해준다.
 
가족은 소집단으로써 부모나 형제, 배우자로부터 많은 간섭을 하거나 받게 된다. 원치 않게 간섭이 지나치면 다툼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이혼, 파혼, 폭력, 살인 등 다양한 부작용을 만든다.
 

결혼이란 제도도 하나의 족쇄로 보는 것이고, 불륜을 부정행위로 법으로 정해놓으니까 갈취, 협박이 심심찮게 벌어진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두 남녀가 같은 방을 써야 하는 것도 갈등의 원인이다. 원하지 않을 때는 자유롭게 헤어질 권리가 있으므로 법으로 사사로운 문제까지 규정하지 말아야 한다.
 
본인의 작은 공간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니까 다툼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나의 공간이 온전히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소음, 악취, 간섭, 경제적 문제 등 다양하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서로가 좋아 결혼했는데, 심하게 코를 곤다면 이 스트레스는 평생을 감내하며 살아야 하니 결혼이 족쇄처럼 느껴질지 모르겠다. 헤어질 때는 자유롭지 못하다.
 
원치 않는 아이나 부득이 키울 수 없는 상황이 오면 위탁 대상은 정부여야 한다. 출산 장려목적으로 한 명 당 돈으로 계산하면서 사회적 환경 때문에 더 이상 아이를 키울 수 없게 되면 무책임하게 나오면 누가 믿고 키우기를 바라겠는가? 정부는 그만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끝으로

1인 가구 증가는 멈출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이다. 변화를 막으려 애를 쓰면 쓸수록 사태만 악화될 뿐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니 변화를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불평을 하면 불행이 함께 온다는 말과 같다.
 
한 지붕 아래 가족이 모여 살았던 때는 내 공간이 자주 침범되고, 경제적 문제로 인한 다툼도 자주 발생한다. 지방에 살기에는 취업이 어려우니까 대도시로 이동하면 인구 소멸은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일본의 경우 직장과 가까운 집을 빌리기 위해 3평 남짓 되는 방을 70만원에 지불한다. 그런데도 매우 만족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말한다. 평수는 작아도 누구도 침범하지 않는 나만의 공간이 생기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다.
 
원한다면 마음에 드는 사람과 자유롭게 살다가 헤어져도 되고, 초대할 수도 있다. 개인의 사사로운 문제까지 법으로 규정해 버리니까 한편으론 답답하게 느껴지고, 구속되는 것 같아서 외로움과 고독이 찾아오는 것이다. 사랑을 국가로부터 인정받지 않아도 되지만 상대가 떠나갈까 봐 결혼이란 걸 선택하고 그래야 마음이 놓이는 모양이다. 
 
1인 가구는 이래서 매력적이다.
 
울타리는 마음을 안정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하지만 한데 모여 있으면 간섭으로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1인 가구는 가족이란 울타리에 있으면서 한 개인으로써 존중받고 구애받지 않으면서 보다 자유로운 생활이 가능하다.
 
부모가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갖 고통 속에 내몰면서 도움의 손길에는 귀 한번 기울이지 않는 정부는 정작 덧셈만 하는 모양이니 더 없이 매력적이다.
 
정말 우리가 행복해지기를 바란다면 보다 자유롭게 해주길 바란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머니플러스, 비디오머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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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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