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는 아주 멋지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지만 분명 괴로운 일도 생길 수 있다. 마음에 드는 사람과 관계가 잘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램은 누구나 같은 마음일 것이다.
연애뿐만이 아니다.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심리학을 조금만 이해한다면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단순한 만남이 인연으로
상대와 연예하려면 먼저 “적극적으로 공략하라“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고 스토킹과 유사하게 집착하라는 뜻이 아니다. 분명한 사실은 자주 접할수록 호감도는 높아진다.
1968년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는 피험자 대학생 72명을 모집하여 다양한 사람의 사진 12장 가운데 6장을 골라 무작위로 학생에게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보여준 횟수는 개별 사진에 따라 0회, 1회, 2회, 5회, 10회, 25회 중 하나의 회수만큼 보여주고, 각각의 사람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갖는지에 대해 0 과 6 사이의 점수로 평가하도록 하였다. 점수가 높을수록 호감도가 높다는 뜻이다.
그 결과 보여준 횟수가 많을수록 더 우호적으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사람에 따라 성향에 좋고 싫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접한 상대에 대해 더 호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 밖에도 인물이 아닌 삼각형이나 사각형 등의 도형이나 의미를 알 수 없는 낱말 등 다양한 대상에 대해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것을 “단순 접촉 효과“라 부른다. 사진을 몇 차례 바꾸어 보여주면 본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그것을 기억하는데, “기억한다”라는 의미는 한 번 본 것보다 여러 번 본 것을 더 잘 기억한다. 아니면 강한 인상을 남길 만큼 카리스마 있는 소유자라면 한 번 본 것만으로도 기억에 잘 남는다.
예를 들어 이 사람의 얼굴은 이런 모습이고 이런 특징이 있다는 것을 기억함으로써 기억에 남는 사람에게 관심이 더 가기 마련인 것이다.
하지만 호감 가는 사람이 기억에 남는 건 사실이지만 여기에서 착각이 일어난다. 많이 접했다는 것만으로 단지 기억한 것을 호감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예컨대, 길거리를 걷다보면 자주 듣던 음악이 흘러나오면 본인도 모르게 흥얼거렸던 경험 한번쯤 있었을 것 같다.
이와 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거와는 거리가 멀지만 자주 접한 것이고 확실히 기억에 남는 거라면 무의식적으로 흥얼거리게 만든다.
상대의 몸짓을 따라하기
상대의 화법이나 몸짓을 따라한다는 건 상대에 대한 호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자신도 거기에 맞추다 보면 더 가까워질 수 있다.
1999년 미국의 심리학자 타냐 채트랜드(Tanya Chartrand)는 피험자 대학생을 모아놓고 2개 그룹으로 나눈 뒤 “사진을 보고 그 내용을 짝에게 언어나 몸짓으로 전달해 달라“고 하였다. 대학생과 짝이 된 상대 여성은 실은 실험의 모든 내용을 알고 있던 실험 보조자이다.
사진은 간단하게 설명할 수 없도록 많은 사람이 찍혀있거나 추상적인 주제가 찍힌 것을 준비했다. 그런 다음 A그룹은 실험 참가자가 사진의 내용을 설명하고 있을 때 여대생은 부자연스럽지 않게 실험 참가자의 동작을 따라했다. 한편 B그룹 대학생 몸짓에 여대생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실험이 끝나자 실험자에게 여대생에 어느 정도 호감을 느꼈는지, 실험은 어느 정도 매끄럽게 진행되었는지 등을 1점과 9점 사이의 점수를 매기도록 하였다. 점수가 클수록 높은 평가를 의미한다.
A그룹은 상대에 대한 호감도는 평균 6.62, 실험 원활도는 평균 6.02가 나온 반면 B그룹은 상대에 대한 호감도는 5.91, 실험 원활도는 6.02로 A그룹이 월등히 높았다.
이처럼 상대의 몸짓이나 화법을 따라한다는 건 상대에 대한 친근감을 갖는다는 의미이며 이것을 미러링 효과라 부른다.
내 마음은 두근두근
우리는 마음에 드는 여성이 가까이에 있으면 친해지고 싶은데, 두근거리는 마음 때문에 쉽게 입을 열지 못했던 경험 있었을 것 같다.
흔들다리 건널 때나 케이블카를 탈 때도 두근거림은 쉽게 멈추지 않는데, 흔들다리 건널 때의 두근거림을 연예 감정의 하나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흔들다리에서의 공포(두려움) 때문에 두근거림을 느끼는데, 마침 눈앞에 여성이 있으면 두근거림의 이유를 여성에 대한 연예 감정(호감)이라고 착각하게 된다.
1974년 미국의 심리학자 도널드 더튼과 아서 아론은 한 가지 흥미로운 실험을 하였다. 실험 장소는 캐나다 벤쿠버에 위치하는 카필라노 계곡의 높이 70m인 흔들다리와 작은 하천에 위치하는 높이 3m인 튼튼한 다리에서 설문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실험 진행자는 여대생으로 이루어졌다.
다리 위를 우연히 지나가는 남성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하였는데, 내용은 “한쪽 손을 얼굴을 가리고, 다른 한쪽 손은 앞으로 뻗은 채 이상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성의 그림”을 보면서 짧지만 극적인 장면을 상상하면서 적어 달라고 하였다.
피험자가 제출한 내용에 성적인 장면이 있는지에 따라 점수를 매겼는데, 성적 내용이 전혀 없으면 1점, 키스장면이 있으면 3점, 어떤 형태로든 성적 교섭을 언급하고 있으면 5점을 매겼다.
그 결과 흔들다리에서 제출된 내용은 평균 2.47점이 나왔고, 튼튼한 다리에서 작성된 내용은 평균 1.41이 나왔다.
실험이 끝난 후에 실험 진행자인 여대생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주면 실험 결과를 알려 주겠다’고 말하면서 전화번호를 알려 주었다. 그랬더니 흔들다리에서 참가한 남성 23명 가운데 18명이 전화를 받았고, 그 가운데 9명이 전화를 걸어왔다.
한편, 튼튼한 다리에서 참가한 남성 22명 가운데 16명이 전화를 받았고, 그 가운데 2명만이 전화를 걸어왔다.
이 결과는 좀 더 극적인 장소에서의 만남이 성적인 자극을 주는 건 아닐까 생각된다.
마음에 드는 여성이 있다면 흔들다리에서 만나는 건 어떨까? 어쩌면 당신과 좀 더 가깝게 해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심리적인 기술을 이용해 관계를 지속하기보다 진심으로 상대를 대해준다면 분명 좋은 결실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john@coconutpalms.info
참고: 뉴턴 20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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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코코넛 팜스
과학 오피니언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