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8년 히틀러는 체코슬로바키아를 침략하겠다고 선언하자 전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영국 총리 체임벌린은 히틀러를 직접 만나 대화해보기로 하고 독일로 향하였다. 히틀러는 체임벌린에게 주데텐란트(Sudetenland : 20세기 초반 체코슬로바키아 서부 지역의 독일 민족이 다수 거주하던 지역을 일컫는 말)를 차지할 생각이고 자신이 원하는 땅은 그게 전부라고 말해주었다.
체임벌린은 일단 약속을 하면 믿을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하였다. 다음날 영국으로 돌아온 체임벌린은 히틀러와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말해 주었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환호했다.
그 후 체임벌린은 두 번 더 히틀러를 만났다. 체임벌린이 본 히틀러는 미치광이가 아니었다. 이성적이고 결의가 굳은 사람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원하는 것을 얻었음에도 히틀러는 1939년 9월 1일 결국 폴란드 침공을 시작으로 세계대전이 발발하고 만다.
체임벌린뿐만이 아니었다. 외무장관 핼리팩스도 히틀러는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평화교섭에 개방적이라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이 협상은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 측이 저지른 가장 큰 실수로 손꼽는다.
히틀러가 악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꿰뚫어본 인물은 히틀러와 한 번도 대화해보지 않은 사람이다. 처칠은 히틀러를 한 번도 만난 적 없고 대화해본적도 없고 단지 히틀러에 관한 글을 조금 읽었을 뿐이다.
체임벌린이 저지른 실수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면접관은 회사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해 그 사람과 대화해본 다음 표정과 행동을 관찰한 뒤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심리적 착각이 일어난다. 일단 상대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생기면 좋은 감정에 의해 보는 관점(=시각)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화를 해보니까 좋은 사람이더라는 착각이 이런 유형의 사람은 “전쟁을 일으킬 리 없어”라는 관점으로 바뀌는 것이다. 좋은 사람이란 이미지와 전쟁 목적은 별개 문제라는 사실을 기억해야겠다.
히틀러의 행적을 살펴보면 1934년 오스트리아를 합병하려고 하였고, 1938년 3월 합병에 성공한다. 그 후 독일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체코슬로바키아 영토인 주데텐란트 양도를 요구하였고 1938년 9월 29일에 체결된 뮌헨 협정에 따라 나치 독일이 체코슬로바키아의 영토 대부분을 합병했다. 앞서 1935년 나치 독일의 군사적 위협을 느낀 프랑스와 소련은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내용의 조약을 체결하였다. 히틀러가 자국민을 한데 모으려 한 것으로 보이고, 그 과정이 다소 폭력적이었음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이런 실수는 주변에서 종종 일어난다. 예를 들어 코로나와 백신으로 동일한 사망자가 나오더라도 백신 부작용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건 백신은 치료(=긍정=신뢰=희망) 목적으로 배분하는 것이니 부정과 반대된다.
”괜찮아 그냥 접종예약만 하는 거야”라고 그러면 마치 나를 위해주는 것 같이 포장시킬 수 있고 심리적 안정감도 준다. ”좋은 거야“라는 식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다독여 주면 긴장감이 사라져 잘못된 것도 옳게 보이도록 착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백신은 나의 몸을 위한 것이지 바이러스 종식과는 무관하다. 하지만 전 국민이 백신 접종을 하면 마치 종식될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겠다.
편안할 때 일수록 위험이 닥칠 때를 생각하라는 안거위사(安居危思)란 사자성어가 있다. 위험이 닥치는 시기가 왜 항상 편안할 때일까?
대부분의 문제들은 친구나 지인, 가족, 형제 등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발생한다. 편안한 직장생활을 영위하려면 주변 동료들과 친해져야 하고, 일단 친해지고 나면 이 시점부터 잘못된 것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게 되므로 사기 등 여러 범죄에 노출된다. 대수롭지 않게 넘긴 문제가 쌓이면서 큰 문제로 발전하는 건 다반사, 이건 긴장감이나 경계심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혹여나 잘못이 드러나도 이를 감쇠시키고자 동정심을 일으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부모가 위독하다는 등의 안타까운 사연을 늘어놓으면 마음이 누그러지고 이때 갖고 있던 경각심이 사라지면서 문제의 기준이 가정사로 바뀌게 된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던가? 일단 문제가 생기면 친하지 않은 사람부터 문제를 탐색하며 해결하려는 심리도 같은 맥락이다. 좋은 감정, 좋은 이미지는 부정과 반대의 감정이다. 때문에 친한 사람은 “절대 그러지 않아”라는 착각을 만들고 이런 착각이 우리의 경계심을 무너뜨린다.
부자가 병들어 죽으면 아무런 감흥이 없지만 가난한 자가 병들어 죽으면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라고 생각해 버리는 게 보통이다. 이런 감성을 이용해 아프리카의 가난을 벗어날 수 있게 성금을 보내자고 하면 아무런 효과가 없지만 어느 마을의 실제 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이 아이의 가난을 벗어날 수 있게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하면 성금이 잘 모이는 것과 같다.
이처럼 긍정이 부정한 것도 좋게 보이게 만드는 마법 같은 것, 감언이설, 뇌물, 성상납 등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고 경계심 또한 허물어 준다.
palms@ coconutpalms.info
참고: 책식주의, 위키백과(독일의체코슬라바키아점령), 위키백과(제2차세계대전), 위키백과(유럽에서의제2차세계대전발발전사건), 위키백과(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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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코넛 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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