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인류에 위협이 되는 건 무엇이 있을까? 아마도 대부분은 핵전쟁이나 소행성 충돌, 지구 온난화, 바이러스 등을 꼽을 것 같다.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이러한 것들로부터 극복할 방법을 알고 있다면 어떨까? 아니 더 정확히는 위험을 벗어나면 우리 삶의 터전도 안전해질 수 있을까?
여기서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인류멸망 시나리오 몇 가지 소개해 본다.
종말론
우리에게 가장 위험이 되는 건 아마도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만큼 강력한 소문일 것이다. 과거 노스트라다무스가 예언했다는 종말론은 그야말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이 아니었나 싶다. 1999년 7월에 세상이 갑자기 멸망한다는 예기는 귀가 아프도록 들었다.
1999년 7월이 되어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자 이제는 2000년 밀레니엄 버그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아무리 대처를 잘한다 해도 일부 컴퓨터가 2000년을 1900년과 구분을 하지 못하고 오작동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일부 언론은 한술 더 떠 이와 같은 오작동으로 금융시스템에 마비가 오고, 원자력 발전소에서 오작동이 일어나 전력이 끊기거나 방사능 누출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 급기야 군무기의 오작동으로 핵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불안감을 극대화하였다.
2000년대를 무사히 넘겼는가 싶었는데, 이제는 2012년이 되자 새로운 종말론이 관심을 받기 시작한다. 마야달력을 근거로 한 2012년 종말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기원전 3114년부터 시작한 마야달력의 마지막을 가리키는 날이 2012년 12월 21일이기 때문에 이 시기에 갑작스런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는 얼토당토 않는 근거를 내세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종말론은 대게 과거의 옛기록이나 예언가의 말에 근거한 것이 대부분이라서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많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노스트라다무스는 “1999년 7월에 하늘에서 공포의 대왕이 내려온다”는 예언이 있어 큰 화제가 되었으나 원문을 잘 읽어보면 뜻이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원문에는 “L'an mil neuf cent nonante neuf sept mois”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것은 단순히 연대를 표기한 것이 아니며, 또 16세기 불어는 현재의 불어와 많이 다르다.
지금은 종말론 열풍이 많이 줄어든 것 같지만 잊혀질만하면 한 번씩 고개를 드는 건 왜일까? 그리고 오늘날까지 끊이지 않는 종말론에서 주장하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에 있을까?
지구의 재앙을 한때 자전이 역전된다거나 갑자기 멈추면서 멸망할거라는 소문이 지금도 간간히 떠돈다.
하지만 수백 년이나 수천 년에 걸쳐서 서서히 벌어지는 변화이지 짧은 기간에 갑자기 멈추거나 하지는 않는다. 때문에 자전에 의한 멸망은 거리가 멀다할 수 있겠다.
소행성 충돌
가장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멸망 시나리오라면 소행성 충돌이나 대지진, 핵무기 정도다. 지구도 한때 우주에 떠도는 먼지에 불과했다. 먼지가 모여 형성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볼 때 소행성 충돌은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지구에 접근하는 모든 크기의 소행성을 관찰할 수 없고,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는 점이다. 크기가 작고 속도가 빠를수록 미처 발견하기도 전에 충돌해 버리기 때문이다.
2013년 러시아 첼랴빈스크에서 벌어진 소행성 폭파사건은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목격했다. 다행히 땅에 떨어지기 전에 폭발해 버렸지만 이때 발생한 충격파로 유리창이 깨지는 등 1500여명이 부상자가 발생했다.
작은 운석도 큰 피해를 줄 정도이니 거대한 운석 충돌은 감히 상상도 못할 지경이다.
때문에 나사는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 약 1만 8천개를 감시하고 있는데, 소행성의 지름은 약 90cm에서 900m까지 다양하다.
나사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향해 접근하는 소행성의 절반 정도는 태양을 등지고 있어서 미리 관측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 발견하지 못한 소행성도 무수히 존재한다는 것.
혹여나 충돌 위험이 높은 소행성을 발견하더라도 우리의 기술로는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언제든지 멸망할 가능성(=위험)에 놓여있다.
하지만 과학이 성장하면 재앙을 막을 수 있는 길도 함께 열린다는 사실도 기억할 필요있다.
전염병의 유행
박테리아, 기생충, 바이러스와 같은 전염병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병원균일 것이다. 모든 동물이나 식물은 고유한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다. 때로는 숙주와 공존을 택하기도 하지만 항상 그렇지만은 않다.
전 세계적 재난 중에서 전염병은 가장 위험한 종류에 속하며 오랜 역사를 갖고 있을 만큼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고, 또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무렵 세계적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유행하였다. 발병지가 스페인이 아니었음에도 연합군은 이를 스페인 독감으로 불렀다.
1918년 봄부터 1919년 겨울 사이에 1차적, 2차적으로 유행성 독감이 퍼지자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스페인 독감에 감염되었고, 이중 약 8천만 명이 사망할 정도로 대재앙으로 기록되었다. 특이한 점은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 아니라 젊은 층이 대상이었다.
에타플의 병영에서는 사망자가 겨우 약 200백 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1918년 여름 코펜하겐과 다른 북유럽 도시 몇 군데에서 시작해 2년 안에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점점 속도가 붙어 8천만 명이라는 사람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왕립 공과대학교 마그누스 보먼 연구팀이 바이러스 전파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1918년과 비슷한 전염병이 발생했을 경우 사회적으로 대처가 빨리 이루어질 수 있는지 실험을 하였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처음에는 소수가 전염병에 걸리지만 8주 후에는 10만 명, 9주 후에는 약 30만 명이 감염될 만큼 그 속도는 점점 빨라져서 결국에는 전 세계의 인구 대부분이 감염되거나 사망에 이를 것이라 말한다.
하지만 시뮬레이션은 장애 요소를 뺀 결과이므로 끔직한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전 세계 어디든 전염병이 발견되면 세계보건기구로 신속하게 보고되어 보다 발 빠른 방역과 대처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멸종에 가까운 재난은 벌어지지 않는다.
1528년 프랑스 흑사병이 돌던 때 당시에는 합리적인 치료법 보다는 미신에 치중되어있던 시대였다. 그런데, 과학적인 방법으로 치료한 의사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노스트라다무스, 그는 전염병 환자를 돌봤던 젊은 의사였다.
당시엔 흑사병이 감염 질환이란 사실을 몰랐었을 때다. 노스트라다무스는 흑사병을 막고자 물을 끓이고 시체를 매장하게 했는데, 이것이 위생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일깨우게 했다.
위생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자 하수도를 만들고, 사람들의 배설물을 거주지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치워 위생에 신경 쓰게 되었다.
핵전쟁의 위험
인간이 가진 무기 중에서 가장 강력한 무기를 꼽으라면 핵무기가 아닐까? 지금은 핵무기가 한 번 터지면 그 위력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력적이다.
냉전이 한창이던 1961년 10월 폭격기 한 대가 북극해를 향해 가고 있었을 때 이 폭격기에는 수소폭탄 차르 봄바가 실려 있었다.
차르 봄바는 소련에서 실험했던 수소폭탄으로 역사상 가장 위력적이다. 파괴력은 무려 50메가톤으로 히로시마 원자폭탄보다 3천배는 더 강력하다. 폭발 이후 버섯구름은 고도 60Km까지 치솟고, 충격파는 지구를 세 바퀴를 돌고서야 가라앉을 정도다.
한때 핵무기의 숫자는 7만개를 넘어섰을 시기였다. 오늘날은 규모가 많이 축소되었다고 하나 여전히 위협적인 것만은 틀림없다.
그 위협정도는 핵폭탄 버튼 하나만 잘못 눌러도 대재앙을 이르게 할 정도로 항상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는 게 현실이다.
사람들은 폭발과 방사능 오염이 가장 위험한 요소로 생각할지 모르나 이 보다 위험한 것은 따로 있다. 핵폭발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반경 10Km 까지 주위에 있는 모든 것들을 태워 버릴 만큼 강력한 섬광이 발생하고 난 뒤에 이것으로 인해 연기가 몇 년간 대기에 머물면서 춥고 어두운 날씨를 만들어 버리는데, 바람 때문에 사방으로 퍼지기까지는 2주 정도면 충분하다.
지구 전체가 구름으로 뒤덮여 버리면 춥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어 전 세계가 기아로 시달려야 한다.
냉전시대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앞으로 새로운 강대국에 맞서 분쟁이나 갈등이 일어나면 냉전시대처럼 잘 대처하지 못할 수도 있다.
처음에 다이너마이트가 발견되었을 때 이 폭약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기관총이 발명되었을 때도 끔찍한 무기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 믿었지만 지금까지 발명된 무기는 실제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핵무기로 인한 위험보다 더 위험한 무기는 아직 발명되지 않은 새로운 무기일 것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핵무기보다 더 강력한 무기가 발명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나올 새로운 무기도 좋은 곳에 사용되리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무기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가 현명하지 못할 경우 인류 멸망을 초래할 가능성은 앞당겨질 뿐이다.
끝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위험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항상 위험한 상황에 놓여있다. 예를 들어 수많은 사상자를 내는 지진도 빈번히 벌어지는 재난 중 하나일 뿐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위험이 존재한다. 기후 변화, 태양폭풍, 감마선 폭발, 화산폭발, 싱크홀 등 위험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재난을 찾으려면 수없이 나온다.
우리가 어떤 위험으로부터 벗어난다고 해서 터전이 안전해지는 건 아니다. 또 다른 위험이 우리 앞에 놓여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시적인 상태에 있을수록 멸망할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과학에 힘을 빌어 성장한다면 멸망할 가능성이 적어지므로 우리의 두려움 또한 차츰 소멸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john@coconutpalms.info
참고: 사이언스타임, 나우뉴스, 내셔널지오그래픽(행성충돌), 내셔널지오그래픽(전염병), 네셔널지오그래픽(흑사병), 내셔널지오그래픽(전쟁으로인한위협), 1B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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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코코넛 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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